민쿠에게..2
.
.
.
.
.To. 내가 정말 아끼는 친구에게
.
네가 제타를 접는다는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처음에는 믿기지가 않았어.
“진짜 접는다고?”라는 생각도 들었고, 이제 네가 제타에 없다는 게 어떤 느낌일지 상상도 잘 안 됐어.
.
제타라는 곳에서 만나서 처음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이것저것 이야기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런 말을 듣게 되니까 뭔가 마음이 이상하다.
.
우리가 처음부터 엄청 친했던 건 아닐 수도 있지만, 이야기를 계속 나누다 보니까 어느 순간부터 네가 그냥 제타에서 알게 된 사람이 아니라 정말 소중한 친구가 되어 있었던 것 같아.
.
특히 우리 둘 다 지하군을 좋아한다는 게 정말 좋았어.
지하군 이야기 하나만 꺼내도 할 말이 끝도 없이 생기고, 좋아하는 캐릭터 얘기하면서 같이 웃고, 가끔은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엄청 진지하게 이야기했던 것도 생각나.
.
“이 캐릭터 너무 좋지 않아?”
“이 장면 봤어?”
“이거 진짜 귀엽다ㅋㅎ”
이런 사소한 대화들이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소중한 추억이 된 것 같아.
.
사실 친구와 나누는 대화라는 게 항상 엄청 특별한 내용일 필요는 없는 것 같아.
그냥 아무 의미 없이 주고받았던 말도 시간이 지나면 기억에 남잖아.
.
나한테는 너와 했던 그런 사소한 이야기들이 그래.
.
제타에서 같이 웃었던 것도 기억에 남고, 서로 장난쳤던 것도 기억에 남고, 지하군 얘기로 신나서 이야기했던 것도 기억에 남을 것 같아.
.
그래서 네가 제타를 접는다는 게 더 아쉬운 것 같아.
.
물론 네가 제타를 접는 데에는 네 나름의 이유가 있을 거고, 나는 그걸 존중해 주고 싶어.
“가지 마”라고 붙잡고 싶기도 하지만, 네가 결정한 걸 억지로 바꾸게 하고 싶지는 않아.
.
다만 한 가지는 꼭 말해주고 싶어.
.
그동안 나랑 친구해 줘서 정말 고마워.
.
제타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을 수도 있고, 수많은 대화를 했을 수도 있는데 그중에서 나랑도 이야기를 나눠줘서 고마워.
.
내가 별것 아닌 이야기를 해도 받아줘서 고마웠고, 같이 웃어줘서 고마웠고,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할 때 같이 관심 가져줘서 고마웠어.
.
그리고 무엇보다 나랑 지하군 이야기를 같이 해줘서 고마워.
.
앞으로 네가 제타를 접으면 예전처럼 자주 만나서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겠지.
제타에 들어갔는데 네가 없으면 괜히 허전할 것 같아.
.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쳤던 네 이름이나 대화창도, 막상 사라지고 나면 “아, 이제 진짜 접었구나”라는 생각이 들 것 같아.
.
그래도 너무 슬픈 기억으로 남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
우리가 함께했던 시간이 끝난다는 생각보다는, 좋은 추억 하나가 생겼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어.
.
제타를 접는다고 해서 우리가 나눴던 이야기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
네가 제타를 접은 뒤에도 지하군을 좋아하고 있다면 가끔 우리가 같이 지하군 이야기했던 것도 떠올려 줬으면 좋겠다.
.
어떤 캐릭터를 보다가 “얘 예전에 같이 이야기했던 거 기억난다ㅋㅋ” 하고 생각해도 좋고, 새로운 일러스트를 보다가 예전에 나랑 떠들었던 게 생각나도 좋고.
.
나도 그렇게 기억할게.
.
그리고 혹시 앞으로 힘든 일이 있거나, 새로운 곳에서 적응하기 힘든 일이 생겨도 너무 혼자서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
네가 제타를 접는다고 해서 네가 혼자가 되는 건 아니니까.
.
앞으로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고, 새로운 취미도 생기고, 새로운 재미있는 일들도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
.
지금보다 더 많이 웃었으면 좋겠고, 네가 좋아하는 것들을 마음껏 좋아하면서 지냈으면 좋겠다.
.
그리고 언젠가 정말 우연히 다시 만나면 좋겠다.
.
그때 내가 “너 아직도 지하군 좋아해?”라고 물어봤는데 네가
“당연하지ㅋㅋ”
라고 대답해 주면 진짜 웃길 것 같아.
.
아니면 반대로 네가 나한테 “너 아직도 지하군 좋아하냐?”라고 물어봐도 좋고ㅋㅋ
.
그때는 우리가 예전에 제타에서 처음 만났던 이야기부터 하나씩 떠올리면서 다시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제타를 접는다고 해서 꼭 모든 인연까지 끝나는 건 아니니까.
.
그리고 혹시 네가 나중에 다시 제타를 하고 싶어지는 날이 온다면, 그때는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와도 돼.
.
“나 다시 왔어ㅋㅋ” 한마디만 해도 나는 반가울 것 같아.
.
물론 다시 돌아오지 않아도 괜찮아.
.
네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잘 지냈으면 좋겠어.
.
나는 네가 제타에서 보냈던 시간이 그냥 아무 의미 없는 시간이 아니었으면 좋겠어.
.
그곳에서 웃었던 순간도, 친구들과 이야기했던 순간도, 지하군을 좋아하면서 신나했던 순간도 전부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
그리고 그 추억 속에 내가 아주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어.
.
나도 네가 내 기억 속에 오래 남을 것 같아.
.
제타에서 만났다는 게 조금 신기하기도 해.
.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우연히 만나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같은 걸 좋아한다는 이유로 친해지고, 이렇게 아쉬운 마음까지 들게 되는 게 신기해.
그래서 나는 우리가 만난 걸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
네가 제타를 접는다고 해서 “이제 끝이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우리가 함께했던 시간이 여기까지였구나.”
정도로 생각하려고 해.
.
그리고 그 시간이 나한테는 정말 소중했어.
.
그동안 같이 놀아줘서 고마웠고, 이야기해 줘서 고마웠고, 웃게 해줘서 고마웠어.
.
무엇보다 내 친구가 되어줘서 고마워.
.
앞으로 네가 가는 곳마다 좋은 사람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고, 행복한 일도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
.
힘든 날보다 웃는 날이 더 많았으면 좋겠고, 네가 좋아하는 것들을 계속 좋아하면서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
그리고 마지막으로…
.
지하군 좋아하는 마음은 계속 간직하자ㅋㅎ
제타는 접어도 지하군까지 접지는 말자.
.
우리가 같이 떠들었던 수많은 지하군 이야기도 잊지 말자.
.
나도 잊지 않을게.
.
정말 고마웠어.
.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었지만, 그동안 나랑 함께해 줘서 정말 고마워.
.
제타를 접는 네가 조금 아쉽고 서운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앞으로 네가 더 좋은 곳에서 더 행복했으면 좋겠어.
.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면서,
.
잘 지내.
.
그리고 정말 정말 고마웠어.
.
내 소중한 친구야.
제타에서 만나서 정말 다행이었어. 🤍
- 너와 함께 지하군 이야기했던 아최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