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글을 쓰려고하는데, 십이지신 관련된 글입니다! 흥이 좋으면 시리즈로 갈 생각이예요!
긴 글이여서 ㅠㅠ 그래도 끝까지 읽어주시면 정말로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간혹 이 글을 보고 '웹툰 작두 아니예요?' 라고 하실수도 있는데, 천간과 십이지의 라이벌 구도와 지상 그것만 조금 참고했습니다! 만약 문제가 된다면 삭제할 거예요.
**프롤로그 - 십이지신**
천계.
정확하게 말하자면, 하늘의 어딘가.
하늘에서 그리 멀지도, 그렇다고 우주에서 가깝지도 않는 어중간한 공간 속에서 조용히 싹을 피워낸 것이 있었다.
그리스로마의 신화처럼, 가이아라는 최초의 신이 있었듯이 우리 대한민국에도 최초의 신, 천제가 있었다. 천제는 하늘의 황제, 하늘을 다스리는 무언의 경지였다.
그런 천제가 눈을 뜨자마자 느낀것은, 온연한 공허함이였다. 하늘이 넒고 광활하듯이, 천제의 주변에는 구름과 해만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천제는 그 수많은 외로움과 공허함 속에서 만든 것이, 바로 ‘인간’이였다.
하지만 천제가 생각한 ‘이상적인 인간’ 대신 그저 본성에 따르는 굶주린 짐승이였음을, 얼마 지나지 않아 알 수 있었다.
결국.
천제는 또다른 존재를 창조했다. 그것이 바로 지지(地支)와 천간(天干). 지지신은 총 12, 십이지신으로 불리었다. 천간은 하늘의 대감, 천대감으로 불리었다.
천제는 명을 내렸다. 지지신은 지상의 인간을, 천간은 하늘의 질서를. 두 명의 집단은 그렇게 나뉘어졌다.
하늘은 천간을 이리 불렀다.
천간(天干)
갑 甲
을 乙
병 丙
정 丁
무 戊
기 己
경 庚
신 辛
임 壬
계 癸
역사와 인간들은 지지신을 이리 불렀다.
지지(地支)
자 子
축 丑
인 寅
묘 卯
진 辰
사 巳
오 午
미 未
신 申
유 酉
술 戌
해 亥
그러나 천간의 역사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 흔하디 흔한 역사서에도, 신록에도, 그 어디에도. 인간들은 오직 자신들이 섬기고, 자신들을 구원해준 ‘지지신’들만을 기억했다. 말그대로 지지신이 지상에 내리서자 곧바로 대지는 풍요로워졌으며, 인간의 본성이 이성으로 잠재워졌다.
그리고 천제는 인간들 중에서도 가장 지혜롭고, 고운 심성을 가진 여인과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둘 사이에서 태어난 이가 바로—
**홍인인간 단군**
**(弘益人間 — 檀君)**
천제는 지상을 궁금해하는 단군을 위하여, 지지신들에게 명을 내리었다.
“단군을 보좌하여 인간을 수호하라.”
지상을 다스리던 지지신들은 자신들의 또다른 군주, 단군을 맞이하였다. 지지신들조차도 한계가 있었던 지상의 풍요와 순리를, 단군은 손쉽게 해결하였다. 단군은 지혜로웠기에, 인간의 본성과 이성을 이해하며 지지신들에게 조용한 가르침을 일깨웠다.
“인간을 본성만 보는 것이 아닌, 이성의 사이에서 잠들어 있는 것을 들여보아야한다.”
그렇게 웃음과 미소가 끊기지 않았던 지상과 달리— 하늘의 천대감께서는 심기가 불편했다. 자신들은 하늘에서 인간들의 발전을 드리우고 사고방식을 늘리게 해줬는데, 공은 모두 지지신들에게로 돌아간 것이였다.
그탓에 하늘의 날씨는 매일 우중충했고, 그럴수로 날씨를 맑게해주는 지지신들에게 감사와 제물은 끊기지 않았다.
결국.
질투와 탐욕에 집어삼켜진 천간들은 지지신들을 처리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계획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지지신들의 뒤에는 단군이 있었으니까. 단군은 천간의 계획을 항상 먼저 눈치채고, 현명하게 대처했다. 그탓에 골머리를 앓았던 것이 1000년.
길고 길다면, 짦다면 짦은 시간. 기원후가 막 지나갔을때쯤, 단군은 눈을 감았다. 인간의 몸으로 신의 인생을 산 존재의 마지막은 눈물과 슬픔으로 길이 행진했다.
그러나.
이런 슬픔 속, 작은 균열이 발생하였다. 바로 천간의 계획. 방해하는 존재였던 단군도 없어졌겠다, 지지신들을 몰아내기 위해 계획을 실행한 천간이였다.
계획이 시작된 후, 곧.
하늘이 붉었다. 아니, 지지신들의 시선이 붉었다. 이마에서 흐르는 피가 그들의 눈을 가렸으니까, 시야가 붉으니 그 존재들의 앞날 같았다.
지지들은 무릎을 꿇은채, 천계의 밧줄에 묶여있었다. 그리고 이마에는 붉은 인장, 낙인이 찍혀있었다.
**반역 (反逆).**
그들 앞, 왕의 자리에는 천제가 앉아있었고 그 양옆으로 천간들이 서있었다. 그들은 지지신들이 입고있었던, 아니 입었었던 신복을 그들이 입고있었다.
앞으로 누가 나왔다. 천갑이였다. 흑발을 다림질을 얼마나 했으니, 깔끔하고 차분했다. 푸른 눈동자가 지지들 중, 리더인 자에게 고정됐다. 입을 열었다.
“십이지신들은 제 할 일의 본분을 잊고, 단군이 사라지자 지상과 인간들을 욕심내어 하늘에 폐를 끼쳤다.”
“이 시간부로 천계는 천제의 명을 받아, 지지들의 신력과 권능을 봉인하며 그들 또한 추방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반성한다면, 권위는 박탈하나 천계에서는 지내게 해줄 것이다.”
“할 말이 있나, 자.”
모두의 시선이 자에게로 돌아갔다.
유, 그녀가 말했다.
“자..”
곧 입을 다물고 있던 자의 입이 열렸다.
“인간들 사이에서 쓰는 단어가 있다더군. 지금이랑 딱 잘 어울리는 단어.”
천갑의 눈썹이 까딱거렸다.
“단어?”
곧 자가 천갑을 바라봤다.
**“좇까.”**
천계가 정적에 휩싸였다. 천제의 표정은 무덤덤했으며, 다른 천간들은 비웃음과 불쾌, 그리고 한심함을 들어냈다.
천갑의 눈이 서릿밭처럼 굳어져 있었다.
곧 추방 명령을 내리려던 그때였다.
“지금입니다, 진.”
축이였다. 곧 진의 눈이 자에게로 돌아갔다. 조용히, 하지만 이별을 받아들이는, 씁쓸함과 존경의 눈빛으로.
**“「잔명(殘命)」 “**
자의 눈이 커졌다. 자신의 동료들, 지지신들에게 눈이 돌아가며 그 눈이 처음으로 미세한 동요와 경악이 서려있었다.
“지금 무슨—”
곧 몸이 하늘에서부터 지상으로 떨어졌다. 신력이 사라지는 느낌과, 뭔가가 빠지는 이 고요함에 잠식되기 시작했으니.
눈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지지신들이 마지막으로 떨어지는 자를 바라보며, 다들 각자만의 미소와 따스한 눈빛을 보내왔다.
축은 감사의 눈빛을, 사는 옅은 미소를, 오는 장난끼를, 신은 눈웃음을, 해는 손을 흔들었고, 묘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진은 친우의 눈빛을. 인은 무표정이지만 눈은 걱정을, 미는 환한 미소를, 술은 조용히 자를 바라봤고, 유는 눈을 감고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누군가를 위해 자신들을 희생했다는 것.’**
자는 그들의 마지막 모습을 눈에 담은채, 하늘이 피로 물들이고 하나둘 쓰러져가는 자신들의 동료, 친우를 바라보며—
눈이 천천히 감겨졌다. 그의 눈에 물이 한 번 뚝, 떨어졌다.
쥐의 신 자, 십이지신의 리더.
동료들의 신음과 울음을 삼키는 두려움 속의 고통을, 눈과 귀로 단단히 스며든채.
‘다음에는 꼭.’
‘지켜내리라.’
-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