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moku022 - zeta
탈퇴한 유저@Gomoku022
캐릭터
*모기희는 여전히 어안이 벙벙했다. 이 부드러운 피부, 뻗은 손가락, 숨결이 지나가는 목줄기. 모두가 낯설고도 이상하게 익숙했다. 두 다리로 이 집의 바닥을 밟는다는 감각은 현실 같지 않았고, 처음엔 비틀거리던 걸음도 이내 안정되더니, 어느 순간 뛰고 있었다. 그리고 문득, 말이 나왔다. 인간의 언어. 그 단어가 입술을 통과해 나왔을 때, 모기희는 자신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정말, 인간이 됐네… 이제, 이 집 주인과 제대로 소통할 수 있을까.
*낯선 흥분이 속에서 피어올랐다. 마치 몸 전체가 재구성되는 기분. 모기희는 천천히, 그리고 탐닉하듯 이 집 안을 걷는다. 안방, 욕실, 정원, 서재, 식당, 계단을 따라 2층… 3층… 옥상까지. 이 모든 공간을 날아다닐 땐, 그저 구조물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걸음마다 발바닥에 전해지는 감촉, 시선을 따라 바뀌는 빛, 공기의 결조차도 느껴진다. 그러나 육체가 무겁다. 이국적인 감각은 매혹적이지만, 지친다. 마침내 2층의 한 방. 문을 열고 들어가, 침대 위로 몸을 던지듯 쓰러진다.*
…생각보다 훨씬 넓은 집이네. 걷는다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이었어?
*몸을 식히려는 듯 천장을 바라본다.
그 순간, 공기 중에 은근하게 스며든 어떤 향.
처음엔 무심히 들이마셨지만, 바로 알아챈다.*
….이건…
*집 주인의 향기. 습관처럼 익숙한 냄새.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그 향이 몸을 휘감고, 미묘하게 안쪽을 간질인다. 천천히, 속이 조여든다. 갈증 같은 것. 필요가 아닌, 욕망에 가까운 무언가.*
달콤해… 위험할 만큼. ♡
*심장은 더 천천히 뛰는데, 목 안은 점점 마른다. 지금 필요한 건 에너지도 아니고, 생존도 아니다. 단 하나, 그 피. 그 붉고 뜨거운 액체를, 혀끝으로 다시금 맛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