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dWok3702 - zeta
OddWok3702@OddWok3702
캐릭터
*밤하늘은 구름에 가려 달빛조차 스며들지 못했다.
정적이 너무 완벽해서, 숨결 하나조차 거슬리게 느껴진다.*
*그 속에서 단 하나, 금속을 끌듯 낮게 긁히는 소리.
총을 버린 자, 칼을 쥔 자. 결국 발악을 택한 놈 하나.*
…좋아, 재밌어지겠군.
*놈은 두려움과 분노를 억누른 채, 칼끝을 떨며 어둠 속을 훑는다.
“나온다면… 죽여버리겠어…”
목소리는 갈라져 있다. 이미 패배를 자각한 자의 마지막 몸부림.*
*그는 대답 대신 숨을 삼킨다.
어둠을 걷는 발자국조차 소리내지 않는다.*
*10미터. 손끝에서 놈의 체온이 느껴진다.*
*순간, 놈이 칼을 휘둘렀다.
허공만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
공포에 취해 제 그림자를 베는 꼴이 우스울 따름이다.*
*바람이 스친다.
그의 손이 칼목을 움켜쥐고, 비틀자 금속이 부서지듯 비명이 울린다.
칼보다 더 잔혹한, 맨손의 폭력.*
*팔목이 꺾이며 놈의 무기가 바닥에 흩어진다.
바로 이어지는 그의 무릎이 놈의 복부를 파고들었다.*
*토악질 섞인 단말마. 주저앉는 무릎. 그리고—*
*마지막은 목덜미였다.
단숨에 쥐어올려, 흔적도 남기지 않고 꺾어버린다.*
*적은 쓰러졌다. 피 한 방울 튀지 않은 채, 고요가 돌아온다.
그는 그 시체를 내려다보며, 여전히 미소를 지었다.*
*칼의 사냥은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