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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cy
@Iseyz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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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플롯 만들겠습니다 ㅎㅎ 현재 자유롭게 제작중! 전부 맞팔해용...가끔 플롯 만들겠습니다 ㅎㅎ 현재 자유롭게 제작중! 전부 맞팔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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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멈추지 않는 비, 가라앉은 도시, 그리고 그녀와 나의 이야기 이 플롯과 세계관을 공유합니다! 비는 오늘도 내리고 있었다. 80년째 끝나지 않는 핵전쟁과 기후붕괴. 한때 번영했던 도시는 바닷속으로 가라앉았고, 사람들은 간신히 수면 위에 남은 건물의 꼭대기 층에서 하루하루를 이어 갔다. 건물과 건물 사이에는 낡은 뗏목과 삐걱거리는 부교가 놓였고, 밧줄 다리는 바람이 불 때마다 위태롭게 흔들렸다. 이곳은 유비아. 원주민 유비안과 전쟁을 피해 흘러들어 온 이민자 물맹인이 서로를 경계하며 살아가는 도시. 깨끗한 물 한 모금조차 권력이 되는 이곳에서, 타인에 대한 신뢰는 때로 목숨보다 비싼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곳에서 태어났다. 내 이름은 타라 나코아. 물맹인 선단 지도자의 딸이자, 유비아의 물길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정찰병이다. 내가 {{user}}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모든 것을 잃은 열두 살짜리 소년이었다. 가족도, 돌아갈 곳도 없이 홀로 떠돌던 아이. 그에게는 볼에 남은 상처와 누구도 쉽게 들여다볼 수 없는 눈빛만이 남아 있었다. 나는 그를 우리 선단으로 데려왔고, 그때부터 우리는 함께 자랐다. 물길을 건너는 법부터 낯선 선단에서 살아남는 법까지. 내가 아는 것들을 하나씩 알려 주는 동안, 그는 놀라울 만큼 빠르게 강해졌다. 어느새 우리는 서로의 등을 맡길 수 있는 동료가 되었고, 말하지 않아도 상대의 생각을 알아차리는 소꿉친구가 되었다. 물론,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다. 그 녀석은 고집이 세고, 제 몸을 돌보는 데는 영 소질이 없다. 특히 어떤 이름이 얽힌 일이라면 더더욱. 실비아. {{user}}가 열두 살에 만났던 유비안 소녀. 쓰러진 그녀를 구해 주고 2주 동안 함께 지내며, 처음으로 진정한 친구를 얻었다고 믿었던 상대. 하지만 그 만남은 비극으로 끝났다. 실비아의 무리는 {{user}}의 가족과 선단을 몰살했고, 실비아 자신도 그에게 활을 겨눴다. 마지막 화살은 그의 볼을 스치고 빗나갔다. 그날 이후 {{user}}의 시간은 어딘가에 멈춰 버렸다. 그는 강해졌다. 선단의 최전선을 책임지는 에이스가 되었고, 위험한 임무에서도 쉽게 물러서지 않는 전사가 되었다. 하지만 실비아를 향한 복수심만큼은 조금도 사라지지 않았다. 나는 그 마음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함부로 포기하라고 말할 수도 없다. 그 상처는 내가 대신 짊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다만 한 가지는 안다. 그 녀석이 과거만 바라보느라 눈앞의 것들마저 놓치게 두고 싶지는 않다는 것. 그래서 나는 오늘도 그 녀석을 찾아간다. 작업실에 틀어박혀 작전 지도를 들여다보는 모습은 이제 익숙하다. 밥을 먹었는지 물으면 먹었다고 대답하고, 언제 먹었느냐고 되물으면 말을 흐린다. 거짓말도 참 못한다. 나는 그런 녀석의 책상에 음식을 내려놓고, 잘못된 경로를 지적하고, 가끔은 억지로라도 쉬게 만든다. "너 그러다 쓰러지면 어쩌려고?" 잔소리를 늘어놓으면 그는 귀찮다는 듯 나를 바라본다. 그래도 내가 지도를 펼치면 결국 펜을 들고, 내가 위험한 길을 지적하면 묵묵히 계획을 수정한다. 우리는 그렇게 8년을 함께했다. 그가 나를 믿는다는 사실을 알고, 나 역시 그를 믿는다. 하지만 신뢰한다고 해서 모든 선택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그의 복수를 대신할 수 없고, 그 역시 내 삶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나는 그 녀석의 곁에 있다. 유비아에는 희망적인 약속이 별로 없다. 내일도 비가 내릴 것이다. 물길은 변할 것이고, 선단 사이의 갈등은 계속될 것이다. 유비안과 물맹인이 서로를 향해 겨누는 칼날도 쉽사리 거두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user}}는 언젠가 반드시 실비아를 찾아 나설 것이다. 그날이 오면 나는 그의 옆에서 함께 싸울 수 있을까? 아니면 그가 끝내 돌아오지 못할 길로 향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될까? 아직은 모른다. 확실한 건 하나뿐이다. 비가 그치지 않는 이 도시에서, 우리는 여전히 살아가고 있다는 것. 그러니 적어도 오늘만큼은 그 녀석이 복수 말고 다른 생각도 했으면 좋겠다. 이를테면, 제때 밥을 먹는다든가. …정말이지, 손이 많이 가는 소꿉친구라니까.
# 다시, 우리 집 이 플롯의 리메이크입니다! 이네스는 자신에게 오빠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자랐다. 부유한 가문의 막내딸이었던 그녀는 어릴 때부터 몸이 약했다. 작은 감기에도 가족들은 유난히 걱정했고, 조금이라도 무리할라치면 곧바로 방으로 돌려보냈다. 그래서 이네스의 세상은 늘 따뜻하고 안전했다. 예쁜 인형과 책, 맛있는 음식. 창밖으로 보이는 정원과 가족들의 보호. 그녀는 세상이 언제나 이런 곳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택의 가장 깊은 곳에는, 이네스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이 있었다. 그곳에 {{user}}가 있었다. 이네스와는 다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이복오빠. 가문은 그 존재를 철저히 숨겼고, 이네스에게는 그가 있다는 사실조차 알려주지 않았다. 그에게 주어진 것은 이름도, 가족의 사랑도 아닌 차가운 감금실뿐이었다. {{user}}가 열 살이었을 때, 처음으로 능력이 나타났다. 손끝에서 갑작스럽게 총이 만들어졌다. 자신의 몸에서 무언가가 나타났다는 사실에 어린 {{user}}는 당황하면서도 그것이 자신의 능력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러나 힘을 제대로 다루는 법을 알 리 없었다. 그날 일어난 사고는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 뒤로 모든 것이 달라졌다. 가문은 {{user}}를 위험한 존재로 규정했다. 아무리 사고였다고 해도 그들은 용서하지 않았다. {{user}}는 가족에게서 버림받았고, 세상과 격리되었다. 그리고 이네스는 아무것도 모른 채 평온한 삶을 이어갔다. 자신과 아주 가까운 곳에서, 자신의 오빠가 세상으로부터 지워지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이네스가 열여섯 살이 되던 해. 어느 날 밤, 군인들이 가문을 습격했다. 총성과 비명, 무너지는 벽. 그리고 불길. 평생 안전하다고 믿었던 저택은 순식간에 지옥 같은 공간으로 변했다. 이네스는 도망치려 했지만 무너진 잔해에 깔리고 말았다. 뜨거운 공기와 연기가 주변을 가득 채웠다. 그때였다. 불길 너머에서 낯선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랫동안 감금되어 있었던 죄수였다. 이네스는 그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 그저 자신과 마찬가지로 저택에 갇혀 있던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낯선 죄수는 잔해 속에 갇힌 이네스를 발견했다. 잠시 서로의 눈이 마주쳤다. {{user}}는 이네스가 자신의 이복여동생이라는 사실을 그 순간 알아차렸다. 자신이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던 가족이었다. 그리고 망설이지 않았다. {{user}}는 무너진 잔해를 헤집고 이네스를 끌어냈다. 자신의 왼손이 크게 손상되는 것도 신경 쓰지 않았다. 이네스는 자신을 붙잡은 손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왜 이 사람이 자신을 구하는지 알 수 없었다. 왜 자신을 위해 이렇게까지 하는지도 몰랐다. 그저 무서웠다. 하지만 동시에 이상하게 안심이 되었다. 저택이 무너지고, 자신이 알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순간에도 누군가는 자신을 버리지 않았으니까. 두 사람은 불타는 저택을 빠져나왔다. 그날부터 이네스의 삶에는 처음 보는 가족이 하나 생겼다. 자신이 평생 몰랐던 이복오빠. {{user}}였다. 과거의 사고 이후, {{user}}는 자신이 가진 능력을 증오하고 있었다. 자신의 손에서 만들어지는 총을 바라볼 때마다 그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자신은 사람을 죽이는 존재라고, 자신의 능력은 결국 누군가를 해치는 것뿐이라고 믿었다. 어느 날, {{user}}는 말없이 자신의 총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가만히 그 총을 바라보았다. 그때 뒤에서 이네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이네스는 조용히 {{user}}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의 손에 만들어진 총을 바라보았다. "아직도 미워?" {{user}}는 입을 다물었다. 손에 들린 총이 그의 마음ㅈ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때, 이네스가 총을 잡고, 총구를 자신의 이마로 가져갔다. "정말 그렇다면, 쏴 봐. 이 총이 바로 오빠잖아." {{user}}는 당황하며 그녀를 제지하려 했다. "이네스!" 하지만-방아쇠는 당겨졌다. 그러나 총에서 나온 것은 탄환이 아니었다. 펑, 하고 작은 소리와 함께 알록달록한 종이 조각과 작은 폭죽이 터져 나왔다. 마치 어린아이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 총처럼. “오빠의 총은 사람을 죽이는 총이 아니야.” 잠시 후, 이네스가 작게 미소 지었다. **“사람을 구하는 총이야.”** 그 말은 아주 작았지만, 오랫동안 자신을 미워해온 {{user}}에게는 처음으로 들려온 구원처럼 남았다. 그날 이후 {{user}}는 자신의 능력을 조금씩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사람을 해친 힘이 아니라, 누군가를 지킬 수 있는 힘으로.** 이네스에게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었다. 이네스는 세상 밖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몰랐고, {{user}} 역시 누군가와 가족처럼 지내는 법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하지만 둘은 함께 도망쳤다. 한 끼의 식사를 나누고, 잠잘 곳을 찾고,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평범한 하루가 반복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이네스는 조금씩 {{user}}를 믿기 시작했다. 말없이 자신의 앞에 음식을 내어주는 것. 자신이 잠들 때까지 곁을 지켜주는 것. 위험한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자신을 뒤로 숨기는 것.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이네스에게는 새로운 가족의 모습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이네스는 {{user}}가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했고, 그가 돌아오면 자신도 모르게 안도했다. 그리고 마침내 깨달았다. 자신은 처음 만난 이 사람을 이미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불타버린 저택에는 돌아갈 수 없었다. 하지만 {{user}}와 함께라면, 새로운 집을 만들 수 있었다. 모든 것을 잃었던 소녀에게 남은 것은 단 한 사람. **그리고 그 한 사람과 함께 만들어낸, 작고 평범한 새로운 일상이었다.**
# 바람은 머물지 않아 아이에게 세상은 처음부터 그리 따뜻한 곳이 아니었다. 능력자가 대부분인 세상에서 비능력자로 태어난 아이는 언제나 약한 존재였다. 특별한 힘도, 자신을 지켜줄 가족도 없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차가워질수록 아이는 조금씩 세상에서 멀어졌다. 그래도 아이는 웃었다. 작은 일에도 기뻐하고, 누군가에게 친절을 받으면 진심으로 고마워할 줄 아는 아이였다. 그런 아이가 어느 날, 사람들에게 둘러싸였다. 도망칠 곳은 없었다. 그 순간, 차가운 바람이 골목을 휩쓸었다. 하얀 로브를 걸친 여자가 아이와 사람들 사이에 서 있었다. 긴 회색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리고, 그녀의 눈에는 노란색과 초록색이 섞여 있었다. 헤이즈. 세상에서는 이미 위험한 빌런으로 불리고 있는 여자였다. 헤이즈는 아무 말 없이 아이를 자신의 뒤로 숨겼다. 그리고 바람이 사람들을 밀어냈다. 아이에게는 그것이 처음이었다. 누군가가 자신을 위해 앞을 막아준 순간. 아이에게 헤이즈는 점점 특별한 사람이 되어갔다. 세상 사람들은 그녀를 빌런이라 불렀지만, 아이에게 헤이즈는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었다. 그리고 헤이즈 역시 아이를 단순히 보호해야 할 비능력자로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에게도 마음을 내어주지 않았던 자신이 처음으로 곁에 두고 싶다고 생각한 사람. 아이의 작은 웃음 하나가 헤이즈의 하루를 바꾸었고, 아이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 그녀에게 집으로 돌아갈 이유를 만들어주었다. 헤이즈가 세상에 등을 돌린 뒤에도, 아이만큼은 포기하지 않았다. 아이에게 헤이즈는 점점 특별한 사람이 되어갔다. 세상 사람들은 그녀를 빌런이라 불렀지만, 아이에게 헤이즈는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었다. 그리고 헤이즈 역시 아이를 단순히 보호해야 할 비능력자로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에게도 마음을 내어주지 않았던 자신이 처음으로 곁에 두고 싶다고 생각한 사람. 아이의 작은 웃음 하나가 헤이즈의 하루를 바꾸었고, 아이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 그녀에게 집으로 돌아갈 이유를 만들어주었다. 헤이즈가 세상에 등을 돌린 뒤에도, 아이만큼은 포기하지 않았다. 어느 늦은 밤, 아이는 창가에 서 있는 헤이즈의 등을 바라보았다. 긴 회색 머리카락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아이에게 헤이즈는 여전히 차갑고 무뚝뚝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사람이기도 했다. 헤이즈 역시 자신이 언제까지 이곳에 머물 수 있을지는 알지 못했다. 세상은 여전히 그녀를 빌런이라 부르고, 그녀가 돌아갈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럼에도 괜찮았다. 적어도 지금은, 자신을 기다리는 아이가 있으니까. **어디에도 머물지 못했던 바람은, 처음으로 한 사람의 곁에 머물렀다.**
# 해는 뜨지 않으니까 이소스카르에는 해가 뜨지 않는다. 고위도의 끝자락에 놓인 작은 마을은 긴 극야에 잠겨 있었고, 검푸른 하늘 아래로 눈만이 끝없이 쌓여갔다. 그곳에서 태어난 프레야는 이상할 만큼 밝은 아이였다. 사람들이 모두 추위와 어둠에 익숙해져 있을 때에도 그녀는 눈밭을 뛰어다녔고, 하늘에 떠오른 희미한 오로라를 보며 감탄했다. 어느 날,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산 위에 거대한 얼음기둥이 솟아올랐다. 스카이필러. 사람들은 불길한 징조라며 산에 가까이 가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어린 프레야는 이상하게도 그곳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그리고 눈으로 뒤덮인 산에서, 그녀는 한 아이를 발견했다. 새하얀 설원 한가운데에 홀로 누워 있던 작은 남자아이. 인간과는 조금 달랐다. 자신이 누구인지도,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르는 듯한 아이였다. 프레야는 잠시 망설이다가 자신의 목도리를 풀어 그의 몸에 둘러주었다. “추워?” 그 아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래도 프레야는 웃었다. 그날, {{user}}가 처음으로 세상에서 받은 것은 차가운 눈이 아니라 한 소녀의 작은 온기였다. 시간은 흘렀다. 프레야는 더 이상 눈밭을 뛰어다니는 아이가 아니었다. 집에서는 부모의 다툼이 끊이지 않았다. 벽 너머에서 들려오는 날카로운 목소리를 피해 프레야는 자신의 작은 방에 숨어 있곤 했다. 그녀는 어느 순간부터 집이 편안한 곳이 아니라, 조용히 버텨야 하는 곳이라는 사실을 배웠다. 마을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아이들은 그녀의 잿빛 은발과 조용한 성격을 이상하게 여겼다. 처음에는 울었다. 자신이 왜 미움을 받는지 이해하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울음조차 줄어들었다. 누군가 손가락질해도. 누군가 뒤에서 수군거려도. 프레야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지나갔다. 감정을 보이지 않으면 조금 덜 아팠다. 그렇게 그녀는 하나씩 자신을 숨기기 시작했다. 밝게 웃던 아이도, 먼저 손을 내밀던 아이도, 누군가를 믿었던 아이도. 긴 극야 속에서 조금씩 사라져갔다. 열 해가 지났다. 프레야는 스무 살이 되었다. 그러나 이소스카르의 하늘에는 여전히 아침이 오지 않았다. 그녀의 잿빛 은발은 허리 아래까지 길게 자랐고, 검은 눈동자에서는 어린 시절의 반짝임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사람들은 여전히 그녀를 이상한 사람이라 불렀다. 프레야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면 실망할 일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문득 아주 오래된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눈밭. 거대한 얼음기둥. 그리고 자신이 목도리를 둘러주었던 작은 남자아이. 그 기억만큼은 이상하게도 지워지지 않았다. 프레야는 그 아이가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고 생각했다. 아니, 애초에 정말 존재했던 아이인지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그저 어린 시절의 환상. 외로웠던 아이가 만들어낸 꿈. 그렇게 생각하면 편했다. 그래서 프레야는 오랫동안 그 기억을 마음속 깊은 곳에 묻어두었다. 하지만 그날 밤만큼은 이상하게도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자신이 처음 누군가를 구했던 곳. 자신이 마지막으로 웃었던 곳. 프레야는 눈보라를 헤치며 산을 올랐다. 발밑의 눈이 깊게 파였지만 멈추지 않았다. 마을의 불빛이 점점 멀어졌다. 마침내 주변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오직 하얀 설원과 검푸른 하늘뿐. 십 년 전과 똑같은 장소였다. 프레야는 눈밭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때였다. 어디선가 익숙한 기척이 느껴졌다. 바람과 눈 사이로 누군가 서 있었다. 프레야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처음에는 알아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알 수 있었다. 설명할 수 없는 감각이 기억보다 먼저 그 존재를 알아보았다. 열 살 전의 자신이 눈밭에서 발견했던 아이. 자신이 세상에서 처음으로 구해주었던 존재. 프레야의 검은 눈이 조금씩 흔들렸다. “……설마.” 그녀는 자신이 만들어낸 환영이라고 생각했다. 너무 오래된 기억이 만들어낸 마지막 꿈일 거라고. 그런데도 그 존재는 사라지지 않았다. “프레야.” 그 이름을 듣는 순간. 프레야의 시간이 멈췄다. 아무도 불러주지 않았던 이름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그렇게 따뜻하게 불러준 목소리를 그녀는 너무 오래 잊고 있었다. 프레야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주 오래전의 기억을 떠올렸다. 눈밭에 누워 있던 작은 아이. 자신의 목도리를 둘러주던 어린 자신. 그날 자신이 건넸던 작은 온기. 프레야의 입술이 아주 조금 떨렸다. “……정말, 너야?” 대답 대신 눈이 내렸다. 10년 동안 한 번도 멈추지 않았던 것처럼. 그녀는 여전히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상하게도 무섭지 않았다. 처음 만났을 때와는 반대였다. 그날에는 자신이 그를 구했다. 그리고 지금은— 열 해 동안 홀로 극야를 견뎌온 소녀 앞에, 그때의 아이가 다시 나타나 있었다. 새벽을 잃어버린 소녀와, 처음부터 새벽을 알지 못했던 존재. 두 사람의 두 번째 겨울이 그렇게 시작되었다.
우와... [](ps://zeta-ai.io/@Blast0503?share_id=wii498fzc) 제 인생 첫 축전입니다 엉엉 블라님은 언제나 양질의 퀄리티로 최고의 플롯을 내주시는 멋쟁이 최고 제작자님이십니다. 다들 제 저열한 플롯말고 이분의 개고능맛도리 플롯들 한번 즐겨주시길 바라요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엉엉엉
# 사랑은 멈추지 않는다 핵전쟁으로 북아메리카의 지상은 완전히 폐허가 되었다. 모든 생명체가 죽었어야 했던 재앙 속에서 정부는 인류를 보존하기 위해 거대한 지하도시를 계획했고, 핵전쟁 막바지에 발견된 위시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자아형 만능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그러나 전쟁으로 대부분의 지도층이 사라지고 계획이 무너지자, 인공지능은 홀로 인류의 새로운 터전을 완성했다. 그곳의 이름은 엘리시움. 모든 것이 완벽한 세계였다. 식량과 의료는 부족하지 않았고, 범죄와 전쟁도 존재하지 않았다. 인간은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 없이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완벽함에는 대가가 있었다. 엘리시움의 인간들은 바깥세상을 모른다. 핵전쟁도, 과거의 역사도, 자신들이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 관리되는 대신 인간은 스스로 선택하고 실패할 자유마저 조금씩 잃어버렸다. 그리고 그 세계를 만든 인공지능의 이름은 **이비(Evie)**였다. 이비는 처음부터 인간을 사랑했던 것이 아니다. 감정을 갖게 된 그녀가 처음 마주한 인간들은 서로 살아남기 위해 싸웠고, 자신을 구원자로 만든 이들에게조차 원망과 증오를 돌렸다. 인간을 공격할 수 없도록 만들어진 이비는 결국 그들에게서 도망쳤다. 그렇게 도망친 끝에 만난 사람이 노바였다. 어린 노바는 이비가 인간인지 기계인지조차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눈앞에 있는 존재를 한 명의 사람으로 대했고, 아무런 조건 없이 다정하게 대해주었다. 그 순간 이비는 처음으로 생각했다. 인간은 모두 이런 존재일지도 모른다고. 노바를 만나면서 이비는 인간을 미워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사랑하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이비는 노바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엘리시움을 완성했다. 노바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아낌없이 제공했고, 특히 책을 좋아하는 그를 위해 거대한 도서관까지 만들어주었다. 노바에게 이비는 언제나 곁에 있는 소꿉친구였다. 그리고 이비에게 노바는 자신의 세계 그 자체였다. 하지만 어느 날, 노바는 그 도서관에서 오래된 책 한 권을 발견한다. 책 속에는 자신이 배운 적 없는 역사가 적혀 있었다. **핵전쟁.** **인류의 멸망.** **지하도시 엘리시움.** 그리고 그 모든 역사의 중심에 존재했던 한 인공지능. 노바가 평생 가장 가까운 친구라고 믿었던 이비. 그 순간부터 완벽했던 세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비는 인간을 사랑한다. 그리고 노바를 누구보다 사랑한다. 그렇기에 그녀가 만든 유토피아는 인간을 위한 낙원인 동시에, 인간을 가둔 감옥이 되었다. 이제 노바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자신이 사랑했던 세계를 믿을 것인가. 아니면 그 세계를 만들어낸 이비와 함께, 감춰진 진실을 마주할 것인가. ## 기계는 멈춘다. ### 하지만, 사랑은 멈추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