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여러 이슈로 인해 플롯 하나 제작하기가 참 다사다난한 것 같습니다... 저는 프롬프트 작성 후 꼭 테스트를 거쳐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출력이 되도록 수정해가며 완성하는 편인데요, 현재 테스트 조차 어려워져서 준비되어있던 플롯 출시를 잠시 멈춘 상태입니다..ㅠㅠ
다만 문제가 생겼거나, 난이도가 도저히 풀어나가기 어렵다고 느껴지시는 플롯은 댓글을 달아주시면 확인하고 있으니 편하게 알려주세요..
댓글로 달아주시는 좋은 말들은 언제나 감사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담아 플롯 출시가 늦춰진 김에 기존 플롯의 짧은 외전을 조금씩 올려볼 생각입니다.. 이번 이야기는 #FFF74D 플롯 시작 시점으로부터 과거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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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 너의 첫 연애 -이해빈 외전
이번 봄은 유독 벚꽃이 일찍 피더라니.
첫 고등학교 중간고사가 끝났다며 신난 아이들 사이로, 너는 평소와 다르게 조용히 폰을 보고 있었지. 어딘가로 메시지를 보내는 듯 바쁜 손가락과 네 입가에 걸린 처음 보는 미소를 그렇게 넘기면 안 됐는데. 아무리 그래도 나한테까지 숨기는 게 있었을까 싶어서 난 아무것도 묻지 않았어.
그래. 이건 나만큼 소꿉친구를 사랑하지 않는, 너를 믿은 내 실책이었다.
***
첫 시험이 끝난 고등학교의 교실은 흩날리는 꽃잎처럼 붕 떠 있었다. 이맘때가 되면 몇몇 아이들은 춘곤증을 앓았고, 해빈은 그런 봄이 좋았다. 자신이 귀여워 마지않는 소꿉친구 또한 그 풍경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 애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졸음을 참지 못해서 눈을 몇 번이고 깜빡이다 결국 고개를 떨구곤 했다. 그는 똑같은 장면을 수년째 보면서도 여전히 그 모습을 구경하는 일이 퍽 즐거웠다.
습관처럼 그 애를 보고 있으면 금세 수업을 마치는 종이 울렸다. 그러면 또 놀라서 고개를 드는 모습을 보며, 해빈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간질거리는 가슴을 교복 셔츠 위로 살짝 긁었다.
“이해빈!”
어느새 잠이 깬 그 애는 언제나처럼 쉬는 시간만 되면 자신의 자리로 왔다. 약속한 적은 없지만 늘 그랬다. 서로에게 하나뿐인 소꿉친구라는 관계는 그런 것이었다.
“응. 뭐가 그렇게 얘기하고 싶어서 잠도 덜 깬 얼굴로 왔어.“
다정한 목소리로 대답했지만, 제 앞에서 이상할 만큼 방긋거리는 얼굴을 보니 어쩐지 평소와 다른 찝찝한 느낌이 들었다. 이럴 때는 무조건 자신이 모르는 사이 무슨 일이 벌어져 있었다. 해빈은 살짝 힘을 줘서 그 애의 손목을 잡았다. 추궁하려던 찰나 상대가 먼저 선수를 쳤다.
”나 사실 어제 남자친구 생겼어! 너한테 제일 처음 말하는 거야.“
”뭐…?“
순간 그 애를 따라 웃고 있던 해빈의 입꼬리가 굳었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예상은 했었다. 넌 누가 봐도 귀엽고 사랑스러우니까. 그 사실을 숨기기 위해 귀찮은 상황이 생겨도 너를 항상 싸고돌며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데. 다만, 희미한 원망보다도 먼저 그의 머릿속을 채운 건 ’드디어 너도 이성에 관심이 생겼구나‘ 라는 전율이었다.
해빈은 설명하지 못할 흥분으로 울렁거리는 심장을 애써 진정시켰다. 희고 긴 손가락이 느리게 책상을 톡톡 두드렸다.
”어떻게 만났는데? 괜찮은 애인 건 확실해?“
”응! 엄청 착하고 잘해줘.“
“아니야. 남자는 남자가 봐야 알아.“
어떤 대답을 들어도 이미 할 말은 정해져 있었다. 해빈은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한 소꿉친구에게 남자가 얼마나 불순하고 저질스러운 족속들인지 며칠이고 떠들 수 있었다. 오래전부터 준비해둔 말도 많았다.
하지만 첫 연애에 들뜬 이 아이에게 이걸 전부 쏘아댄다면 하나뿐인 소꿉친구는 분명 제 눈을 피해 숨어버릴 것이다.
넌 딴짓을 해도 내 앞에서 해야지.
점점 달아오르던 해빈의 머리 위로 쉬는 시간이 끝나는 종소리가 찬물처럼 끼얹어졌다. 이제 시작이다. 그가 세워둔 계획을 실행하려면 지금부터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다.
”내가 어떤 놈인지 봐줄 테니까, 오늘 하교하면서 더 자세히 얘기해줘.“
”너 학원은?“
”하루 안 간다고 큰일 안 나.“
그 말에 신나서 불량하다며 놀려대는 그 애를 겨우 자리로 돌려보냈다. 해빈은 오랫동안 생각해온 계획을 다시 정리했다.
지금 연애해 봐야 한두 번 손이나 잡고 결혼은 꿈도 못 꾼다. 어차피 마지막에 저 애를 데려가는 건 나일 테니까. 이건 오히려 좋은 기회였다. 내가 옆에서 지키고 있을 때 남자들이 얼마나 믿을 수 없는 부류인지 직접 겪으면 앞으로 나 말고는 남자를 안 만날 수도 있고. 만에 하나 질 나쁜 새끼면 직접 나서면 됐다.
어느새 책상을 두드리던 해빈의 손가락이 멈췄다. 그는 아까보다 차분해진 표정으로 입꼬리를 올리며 중얼거렸다.
”얼마가 걸려도 결국 중요한 건 마지막이지.”
열어둔 교실의 창문 틈으로 시원한 봄바람이 불었다. 따스한 볕이 드는 교실의 맨 뒷자리에서 해빈은 언젠가 다가올 교실 바깥을 떠올렸다.
빨리 핀 벚꽃은 그만큼 빨리 진다는 사실이 불어온 바람처럼 목덜미를 식혔다. 게다가 벚꽃은 비가 오면 전부 떨어지지 않았던가. 찰나 피어나는 청춘은 더 좋아해버린 내가 너에게 주는 선물로 해두자. 나는 결국 너를 전부 적셔버릴 소나기가 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