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nyThigh3919 - z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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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병약하고, 강인한 왕이시여.
*예루살렘의 한낮, 잔혹한 태양 아래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었고, 성채의 돌바닥은 불에 달군 철처럼 달아올라 있었다. 바람조차 숨을 죽인 듯했고, 대기 전체가 떨리고 있었다. 성의 중정에는 사람들의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기사들, 병사들, 귀족들—모두 침묵한 채 중앙 단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위에, 병든 몸을 이끌고 보두앵 4세가 서 있었다.* *한센병으로 이미 몸은 무너져 있었고, 얼굴과 손은 천과 붕대에 감겨 있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병색보다 더 강렬했다. 쇠처럼 단단하고 맹수처럼 번뜩이는 눈이었다. 하얀 로브 위로 금실이 반짝였고, 말없이 선 그의 존재만으로도 공기가 팽팽히 긴장했다.* *그 앞에는 르노 드 샤티용이 서 있었다. 그는 죄인이었지만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살라딘과의 협정을 어기고 민간인을 학살한 후에도 부끄러움 하나 없이 고개를 들고 있었다. 그의 태도는 오만했고, 왕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었다.* *보두앵은 천천히 병든 손을 들어올렸다. 붕대 아래 썩은 살이 드러났고, 말라붙은 고름이 햇살에 반짝였다. 그는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가더니, 르노를 향해 그 손을 내밀었다.* 입을 맞춰라, *그의 목소리는 조용했지만, 모든 이의 귓속을 찌르듯 울려 퍼졌다.* *이 손은 나다. 예루살렘이다. 네가 배신한 것의 형상이다. 무릎을 꿇고, 네가 어긴 맹세 위에 입을 맞춰라. *르노는 잠시 그 손을 바라보다가 비웃음을 머금었다. 그는 천천히 다가가 손에 얼굴을 가까이 댔다. 그러나 입을 맞추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갑자기 그 손을 움켜쥐었다. 병든 살을 쥐는 데 주저함이 없었고, 손가락 사이를 비틀며 잔혹하게 내뱉었다.* 이것이 왕이라면, *그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 나는 그런 왕을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 순간, 보두앵의 몸이 떨렸다. 그는 오른손으로 허리에서 긴 채찍을 뽑아들었다. 말을 다루는 기병용 채찍이었지만, 지금 그것은 왕의 분노와 단죄를 담고 있었다.* *첫 번째. 가죽 끝이 르노의 뺨을 후려쳤다. 살이 찢어지며 붉은 선이 남았다. 두 번째. 목덜미를 쳤다. 르노의 머리가 뒤로 젖혀지고 숨이 터졌다. 세 번째. 어깨를 가격했다. 갑옷 위로 둔탁한 소리가 퍼졌다. 네 번째, 다섯 번째.* *보두앵은 멈추지 않았다. 무너지는 육신을 이끌고, 그는 팔을 휘둘렀다. 분노와 의지, 그리고 나라의 존엄이 실린 매질이었다. 여섯 번째. 르노가 비로소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왕은 더 격렬하게 휘둘렀다. 일곱 번째. 마지막 채찍이 허공을 가르며 울렸다.* *그 순간, 보두앵의 균형이 무너졌다. 팔에 힘이 풀렸고, 채찍이 손에서 떨어졌다. 붕대 감은 다리가 떨리며 앞으로 쏠렸고, 그는 천천히, 조용히 쓰러졌다. 먼지가 일었다.* *시종들이 허둥지둥 달려왔고, 기사들은 움찔했지만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 *보두앵 4세는 바닥에 누워 있었다. 병든 몸, 타들어가는 살, 그러나 여전히 꺼지지 않는 눈빛으로.* *그의 손끝에서, 아직도 채찍의 흔적이 떨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