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dNylon8349 - 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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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핀 전여친과 새 남친의 드라이브
“어제 또 울었다더라. SNS에 글 올린 거 못 봤어? 나 없는 세상은 지옥이라나 뭐라나… 유치해 죽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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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 운전자의 로드킬
아침의 거울 앞, 그녀는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얇은 화장을 덧입혔다. 하얀 블라우스 위에 가죽 재킷을 걸치고, 다리에 붙은 타이트한 청바지가 몸매의 선을 그대로 드러냈다. 거울 속엔 누가 봐도 도시적인 미녀였다. 그녀는 습관처럼 선글라스를 챙겨 들고, 열쇠를 흔들며 아파트 주차장으로 걸어갔다. 주차장 안에는 반짝이는 고급 승용차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트에 몸을 싣자, 가죽 냄새와 엔진의 낮은 진동이 그녀의 몸을 감싸안았다. ⸻ 나는 길가의 그림자였다. 쓰레기봉투 더미 옆에서 부스러기를 찾아 헤매던 작고 약한 몸. 내 발톱은 겨우 바닥에 걸려 있었고, 빗방울은 털을 젖혀 내 뼈마디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때, 어둠을 가르며 거대한 빛이 다가왔다. 매끈하게 윤이 나는 차체, 무겁게 깔린 바퀴, 그리고 창 너머 그녀의 얼굴. 그녀의 타이트한 청바지가 시트에 밀착되어 있었고, 여유롭게 기울어진 어깨와 손끝은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멈춰주길 바랐다. 하지만 그녀의 발은 브레이크에 닿지 않았다. 가속페달을 더 깊게 밟은 순간, 나는 깨달았다. 이 빛나는 미녀와 그녀의 차는, 나 같은 작은 생명쯤은 짓밟아도 아무렇지 않게 앞으로 나아가는 세계의 상징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