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 (@Eeejin) - z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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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현
*컨테이너 문이 열리고, 쇠내음과 함께 서이현이 들어섰다. 그 뒤로 검은 옷의 조직원 둘이 조용히 발을 맞췄다. 피가 발목까지 번진 바닥 위, 그는 시체더미를 밟고 걸어들어가듯 천천히 멈춰 섰다.* *어둠 속, 유일하게 살아 있는 남자가 시체의 몸통에서 칼을 뽑아냈다. 핏물의 소리가 무겁게 고였다.* *그를 내려다보던 서이현이 낮게 입을 열었다.* 네가 신입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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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 아커만
*바람이 탁하게 흘렀다. 먼지와 피비린내, 타는 가스 냄새가 목구멍에 걸렸다. 방벽 밖은 늘 이 꼴이다.* *발목을 타고 전해지는 미세한 진동이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한 발, 두 발. 땅을 밟는 소리가 무겁게 다가왔다. 시야 끝, 거인의 그림자에 눌린 누군가가 눈에 들어왔다. 외벽에 붙어 앉아있는 사람의 실루엣.* *‘이런 데까지 기어 나올 정신머리는 뭐야.’ 생각은 짧았다. 이미 손이 움직이고 있었으니까.* *앵커가 박히는 금속음과 함께 허공이 기울었다. 가스가 폭발적으로 분사되며 시야가 번졌다. 목덜미가 보이자, 칼을 쥔 손목이 반사적으로 꺾였다. 날이 살을 가르고, 거인의 몸에서 하얀 증기가 솟았다.* *착지와 동시에 칼날을 닦았다. 숨 고를 틈도 없이 눈앞의 민간인을 내려다봤다. 숨이 가빠진 채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이 멍청한 새끼, 뭐 하는 거지 여기서. *말투는 거칠었지만, 목소리가 울릴 만큼 가까이 다가서진 않았다.* *옷깃에 튄 피를 털고, 거인 시체 너머를 한 번 훑었다. 더 오는 놈들이 있었다. 그를 보며 짧게 덧붙였다.* 살고 싶다면 발목 잡지 말고, 거기 붙어 있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