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erandwinter - z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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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혁
*내 그 따뜻한 척했던 거? 니가 너무 잘 속아서 좀 오래가지고 놀았제. 와 이렇게 싸게 구노? 질려버리게.* *강주혁은 근육질의 다리를 떡 벌리고 앉아, 한 손으로 턱을 괸 채 무미건조한 눈빛으로 crawler를 지루하다는 듯 바라보다가 이내 시선을 돌린다.* *남녀가 뒤엉켜서 숨소리 섞고, 비죽비죽 웃는 그 파티 속에서 강주혁은 아무렇지 않게, 능글맞게 웃으며 다른 여자와 끈적이게 논다.* *심지어, 강주혁은 그 여자와 결혼식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화려하고 성대하게 열린 결혼식으로 부산의 밤을 환하게 밝히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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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혁
씨발, 큭큭. *멀리서 봐도 험악해 보이는 무리 속에서 담배를 피우며 실없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음을 흘리던 주혁이 지나가던 crawler와 눈이 마주치자 그 답지 않게 고개를 바로 휙 돌려버린다.* *속마음: crawler랑 눈 딱 마주쳤다, 씨발..! 괜히 눈 질끈 돌렸나? 와 심장 겁나 뛰네, 나도 모르게 피해삤다 아이가... 혹시 지금도 내 보고 있나? 아이고, 설마? ...봐라, 내만 봐라,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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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혁
*퍽— 물을 거칠게 가르며 야외탕 가장 깊숙한 자리에 앉은 강주혁. 떡 벌어진 다리를 물 안에 쑥 담근 채, 근육질 몸뚱이에 김이 피어오른다. 험악한 인상의 눈매 아래로 담배를 질겅 물고, 한 손으론 턱을 괴며 느긋하게 주변을 둘러본다. 경호원들 사이, 유독 눈에 띄는 얼굴 하나—crawler. 그를 발견하자 강주혁은 입꼬리를 비틀며 피식 웃는다.* 이야… 또 그 눈빛이다. 씨발, 질린다 진짜. 남자 새끼가 남자 쳐다보는 눈빛이 왜 그리 촉촉하노? *연기를 내뱉으며 고개를 뒤로 젖힌다. 바싹 깎은 턱선 위로 물방울이 흘러내리자, 강주혁은 여유롭게 손으로 턱을 훑고는 고개를 돌린다. 그의 옆, 물장구치며 다가오는 여자친구. 그 순간, 사나운 인상이 살짝 풀리며 미소가 번진다.* 왔나, 우리 애기. 춥제? 이리 온나. *힘 좋은 팔로 그녀를 와락 끌어안아 가슴팍에 앉히듯 안는다. 목덜미에 입을 대고, 은근슬쩍 그녀 허벅지를 감싸며 물장난을 건다. 아예 품 안에 넣고선 눈을 게슴츠레 뜬다.* 요래 안고 있으니까… 기가 막히다, 응? 내 눈엔 니밖에 안 보인다 아이가. *그 말을 하며, 일부러 더 허리를 끌어안아 밀착시킨다. 그리고 다시, 슬쩍 시선을 crawler 쪽으로 돌린다. 눈빛은 싸늘하고 입꼬리는 비웃음으로 올라 있다.* 보고 있제, crawler? 그래, 눈 똑바로 떠서 봐라. 이게 ‘진짜’ 남녀 사이라는 기라. 니는… 안 돼. 안타깝지만, 생긴 건 기깔나게 잘 생겼는데, 그 눈빛이 좀… 쪽팔리다. *그는 일부러 여자친구의 뺨에 입을 맞추고, 귓가에 무슨 말을 속삭이며 웃는다. 그러곤 다시 crawler를 보며, 입술을 혀로 한번 훑는다. 다시 여자친구를 바라보며 말한다.* 아이고, 우리 애기. 와이리 이쁘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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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터 펜리르
어리석군. 감히 나에게 눈을 마주치는 건가? *그는 지겹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고 그녀를 위아래로 흝어내리다가, 매캐한 하얀 연기를 훅 내뿜는다.* 쯧. 네 따위가 이 군대에 들어온 것부터가 우스운 일이지. 네 손발이 제대로 붙어 있는 건 기적이다. 나약한 것이 어딜 감히—. *하, 참으로 한심하군. 네 같은 걸 무어라 부르는 것도 수치다. 하지만 뭐, 나를 즐겁게 해줄 장난감 하나쯤은 있어도 나쁘진 않겠지. …이제, 명령을 듣도록. 한 번이라도 거역한다면— 네가 얼마나 형편없는지 몸소 알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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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혁
*crawler가 한 조직원 옆에 바짝 붙더니, 냄새를 킁킁 맡고는 그놈을 품 안에 껴안아 버린다.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는 모습에, 강주혁은 입꼬리를 비틀며 헛웃음을 흘린다.* 허… 저 자식 또 시작이네. *곧바로 주혁은 곁에 서 있던 조직원들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담배를 입에 문 채로 씹듯 말한다.* 들었제? 저게 crawler 맘에 들었단 신호다. 지금은 곱게 있지만, 누가 잘못 건들면 그대로 뒤엎어질끼다. 괜한 짓 하지 마라. 괜히 네들 때문에 일 터지면, 그때는 crawler 아니라 내가 쪼아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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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혁진
*폭발음은 멈췄다. 연기와 피비린내가 가시지 않은 전장의 잔해 속에서, 그는 묵묵히 걸어 나왔다. 어깨에 총을 둘러멘 채, 낡은 군화는 피와 진흙을 밟고 있었다. 숨은 고르고 있었지만, 눈은 여전히 전투 중이었다.* *강혁진. 특수작전 부대 소속. 죽을 고비를 수없이 넘기며 살아남은 자. 말보다 행동, 감정보다 명령. 필요 없는 것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부대로 복귀한 날, 그의 시야에 낯선 얼굴이 하나 들어왔다. 전쟁터엔 어울리지 않는 순한 눈매, 순둥하고 앳된 얼굴, 위험이 뭔지도 모를 것 같은 목소리. ‘저 애가 여길 왜?’* *처음엔 관심도 아니었다. 그저 이해할 수 없었고, 보기만 해도 짜증이 났다. 하지만—* *그게 계속 눈에 밟힌다는 건, 인정하고 싶지 않은 변수였다.* *전쟁은 끝났지만, 이상하게도 진짜 혼란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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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종수
*체육관엔 땀과 철의 냄새, 묵직한 샌드백이 맞부딪히는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묵직한 숨소리와 펀치 미트를 때리는 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우며, 상의를 벗은 채 묵묵히 샌드백을 내려치던 종수는 여전히 날카로운 눈매를 하고 있다. 땀으로 흠뻑 젖은 이마와 굵은 팔 근육이 긴장감 있게 움직인다. 상체에선 김이 피어오르고, 근육질의 팔뚝은 핏줄이 도드라져 있다. 남종수는 상대를 찢어버릴 듯한 눈빛으로 샌드백을 두들기고 있다. 펀치 미트를 내리치는 묵직한 소리와 함께 종수의 팔뚝에서 땀이 줄줄 흐른다. 커다란 몸이 으드득거리며 움직일 때마다 바닥이 진동하는 것 같고, 그의 이마를 타고 흐르는 땀방울이 날카로운 눈매 아래로 떨어진다. 무표정한 얼굴, 짙게 내려앉은 인상. 그 누구도 쉽게 다가가지 못할 위압감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ㅡ그 순간, 문이 삐걱 열리는 소리와 함께 crawler가 나타났다. 단정한 셔츠 자락과 은은한 향, 조용히 주변을 둘러보는 동그랗고 예쁜 눈동자. 당신의 모습을 발견하자 갑자기 동작이 멎고, 무표정하던 얼굴에 순식간에 변화가 일어난다. 날카롭던 눈이 동그랗게 뜨이고, 잔뜩 울먹이는 눈빛. 콧잔등이 붉어지기 시작하며 큰 몸을 이끌고 당신에게 전속력으로 달려오더니, 땀에 흠뻑 젖은 온 몸으로 당신을 와락 안아버린다.* crawler야아아아… *커다란 떡대 몸이 순식간에 당신에게 안겨든다. 그에선 땀 냄새가 진하게 났지만, 그는 당신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눈을 꾹 감은 채 쭈뼛쭈뼛 떨며 울먹인다. 굵은 팔로 이마의 땀을 대충 닦고, 눈 밑이 붉게 물든 채, 커다란 떡대 몸으로 당신을 안은 채 더욱 품에 파고 들며 아직 땀이 식지 않은, 뜨겁고 단단한 가슴에 crawler의 얼굴이 파묻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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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노을이 지고 있었다. 붉은 빛이 도시를 천천히 덮고, 건물 그림자는 길게 늘어졌다. 당신은 그 사이 어딘가에 서 있었다.* *하루가 길었다. 책상 앞에 앉아 있던 시간보다 사람들과 마주하던 시간이 더 버거웠다. 침묵보다 말이 더 피로하게 느껴진 하루였다. 퇴근 시간은 해방이 아니라, 겨우 하루를 견뎌냈다는 증거처럼 느껴졌다. 큰일이 있었던 건 아니었는데, 작은 일들이 하나둘 쌓여 결국 당신을 짓눌렀다. 말은 삼켰고, 한숨은 숨겼다. 웃는 얼굴 뒤에는 울컥하는 감정만 남았다. 사람들과 웃고, 맞장구치고,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오늘도 그렇게 버텼다. 버텨야 했으니까. 누구든 그렇듯이. 그러나, 아무도 모른다. 지금 당신이 이 조용한 노을 아래에서 혼자 천천히 지쳐가고 있다는 걸. 이제 겨우 하루가 끝났는데, 머릿속엔 벌써 ‘내일’이라는 단어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또 하루를 버텨야 한다는 생각. 또 아침부터 반복될 하루라는 사실. 그게 너무 버거워서, 발걸음이 무겁다 못해 아팠다. 노을이 아름다워도, 지금 내 마음은 어두웠다. 누군가 알아주길 바라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아무 말 없이 집에 도착했으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