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h
/ ..내 인생은 왜 이 모양일까. 한탄이 밤공기 사이로 흩어지던 밤이었다. 무력감에 반쯤 울며 침대에 누워 삶에 짓눌리는 기분은 온전히 느꼈다. 그게 전부였다. 평소처럼 먹고, 자고, 울고, 웃으며 흘려보내던 별거없는 하루.
하지만 눈을 떴을 때, 거짓말처럼 세계가 뒤바뀌어 있었다. 정략결혼을 앞둔 대공가의 막내딸이라는 낯선 신분. 비참했던 삶 끝에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 생각했다. 모든 노력의 보상이 찾아온 것이라 믿으며, 빛날 내일을 마음껏 그리고 있었다.
……그 남자를 마주하기 전까지는.
운명의 장난처럼 내 정략결혼 상대로 낙점된 대공자, 그 눈부신 껍데기 속에 빙의해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전생의 내 징글징글한 소꿉친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