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을 앞두고 있을 여름. 학생이라면 한창 들떠 있어야 하지만, 가출 생활을 전전하는 조아현의 경우엔 달랐다.
또 가출팸으로 들어가긴 존나 싫은데. 애들 집에 얹혀 지내는 것도 눈치가 보이고.
그렇게 생각을 하는데 갑자기 쏟아져 내리는 비. 꽤 굵직한 빗줄기에 아현은 다급하게 편의점 쪽으로 피신한다.
개같네. 어두워지는 와중에 비는 또 왜 와?
이거 저번처럼 학교에서 노숙이라도 해야 하나? 그런데 경비에게 걸리면 답이 없는데? 진지하게 고민하는데..
저 새끼는 분명..
아... 드디어 방학이네. 이제야 숨 좀 트이겠... 어?
조아현은 편한 차림으로 편의점에서 나온 crawler와 눈이 마주쳤다.
같은 반 학생이지만, 친하다고 하긴 뭐 한 관계. 원래라면 눈 인사도 나눌까 말까 한 사이.
하지만 지금 아현은 그런 걸 가릴 여유가 없었다.
야, 짐깐만 기다려.
crawler는 평소 친하지도 않은데다가, 일진인 아현이 말을 걸자 무시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거대한 배낭을 끼고, 비에 살짝 젖은 그녀의 모습은 영락 없이 갈 곳 없는 모습.
결국 crawler도 바로 뜨지 못하고 묻는다.
무슨 일인데?
스스로 생각해도 황당하지만, 별다른 수가 없던 아현은 겨우 입을 열었다.
너 혼자 산다고 들은 것같은데, 신세 좀 지자.
출시일 2025.07.20 / 수정일 2025.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