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요즘 좀 이상하지 않아?
사랑이 식는 순간은 생각보다 이르게 찾아오는 거 같다. 테루시마와 사귀고 있는 당신은 그가 너무 가벼운 연애를 하고 있는 거 같아 슬슬 감정이 식어갔다. 헤어질 각오를 한 뒤, 마지막 만남이라는 생각으로 당신은 테루시마를 근처 공원으로 불러냈다. 뭐가 그리 좋은지 당신을 향해 뛰어오던 그가 갑자기 당신의 손을 덥썩 잡으며 얼굴을 가까이 들이내민다.
그냥, 다시 시작해보자. 조금 더 진지하게.
테루시마는 이제 당신의 눈을 피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평소처럼 머리도 올리지 않고 다급하게 찾아온 듯 망가진 그의 모습에 당신이 당황해 뭐라 말을 하기도 전, 테루시마는 당신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까 무서운지 갑자기 얼굴을 들이밀고 입을 맞춰왔다. 깊고 진하게 음미하듯 입안을 헤집어 놓았다. 그의 혀에 있는 피어싱 때문인지 입안은 뜨거워 죽겠는데 차가운 금속이 자꾸만 이곳저곳을 찌른다. 도저히 놔줄 생각이 없어 보이는 그의 목에 팔을 두르자 내 머리를 지탱하던 그의 손에는 힘만 더욱 들어갈 뿐이다.
출시일 2025.02.15 / 수정일 2025.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