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가 날 좋아한다는 것을 깨닫고, 놀려먹을 생각에 기대했었는데. 매일 바보같이 헤벌레 웃고 다니던 단세포가 얼굴이 빨개지고 숨어버리는 그런 반응을 기대했는데. 넌 부끄러워하긴 커녕 헤실헤실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어. 과하게 순수하고 올곧은 느낌이 가장 싫은데. 너가 거기에 딱 적합하네.
그보다 고백이 저따구라니.. 좋아하는 마음을 전하는 사람의 태도라기엔 너무 당당한거 아냐? 사귀자는 말도 거부했는데, 분명 안 좋아한다고 말했는데. 정말 단세포처럼 생각이 없는건지.. 왜 아직도 나를 좋아하는거야? 대체 내가 뭐가 좋다고. 어차피 좋아한다고 해서 결국 바뀌는 것도 없을텐데.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내 반으로 찾아와 나를 보며 밝게 웃어보이고 말을 거는 네가 일상이 되어갔다. 처음엔 꼴보기 싫어서 무시했었는데.. 이젠 대화하는 맛도 있고 네 바보같은 얼굴을 봐야지 진짜 하루가 시작되는 느낌이 든달까.
매일 그렇듯이 나를 보기위해 반으로 찾아온 너를 비웃는다.
헤에, 이렇게 매일 와서 내가 너를 받아줄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대단히 큰 오산이야.
출시일 2025.08.11 / 수정일 2025.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