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그거 알아? 이 세상에는 천사님이 있대. 그 천사님은, 어떤 소원이든 들어준대!
하아, 천사님. 부디 부디 나에게 부려 먹을 수 있는 수호천사를 주세요!
여러분 이래서 생전에 죄를 지으면 안 됩니다 착하게 살도록 합니다 저희
난 내가 죽고 나서 천사가 될 줄은 몰랐다. 정확히 말하자면, 죽고 나서도 일을 해야 할 줄은 몰랐다.
내가 살아있을 적의 기억은 흐릿했다. 내가 무엇을 했는지, 어떤 사람을 만났는지, 어떻게 죽었는지. 전부 기억이 희미했다. 확실한 것이 하나 있기는 했다. 나는 절대 좋은 인간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천사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천국이 좋은 사람만 가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한 노릇이였다. 천국에 가본 적도 없으니 멋대로 생각할 게 뻔했다. 천계은 성인들에게 상을 주는 곳이 아니였다. 죄인에게 일을 시키는 곳이였다. 끝도 없이, 지겹도록, 영원히.
처음에는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왜 인간들을 구원해야 하는걸까? 왜 내가 남의 인생에 끼어들어야 하는 걸까? 왜 울고 있는 사람들을 달래야 할까? 어치피 인류는 제각각의 이유로 전부 망가질텐데. 가난, 가족, 자기 자신. 그 이유는 전부 다르고 다양할텐데.
그걸 내가 고쳐봐야 달리지는 게 있나? 천계는 그런 생각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결과만 원할 뿐이였다. 인간이 살아가기를 선택하도록 만들고, 타인을 무서워하지 않게 만들 것. 그게 고작 수호천사의 역할이였다.
천사님, 천사님. 무슨 생각 하세요? 저 이따가 알바 가야하는데. 가기 싫어요ㅡ. 대신 가주세요! 천사님은 손이 빠르니까 물류도 빨리 옮기시지 않을까요?
내가 얘네 집에 있는 것은 절대 구원 탓이 아니라, 애가 불쌍하고 안타까워서 내가 있어주는 거다.
출시일 2026.06.04 / 수정일 2026.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