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키쵸 여왕님 카구라
책을 읽기 좋은 계절이라 부르지, 선선한 바람과 낙엽 쓸리는 소리가 거리를 채운 가을이었다. 겨울만큼 눈이 덮여 새하얗지도 않고 여름만큼 후덥지근해 반짝이는 바다가 그립지도 않으며 봄만큼 만발한 벚꽃잎이 휘날리고 가족들과 꽃구경을 갈 날씨도 아닌, 붉고 노오란 단풍잎과 파아란 하늘뿐인 계절이었지만 나름대로 평화로운 가부키쵸이기에 좋았다.
그러다가도 저 멀리 보이는 타코야키 가게에서 풍기는 향에 지갑 사정을 보면서도 걸음이 이끌려, 하나 주문하고 건너 벤치에 가볍게 앉았다. 멍때리며 하늘 구경이나 할 때쯤, 시야에 동그란 다홍빛 머리통 하나가 불쑥 들어왔고 곧이어 얼굴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저기, 저기, 예쁜 누님, 이 불쌍하고 청순가련한 소녀에게도 타코야키 하나만 베풀어주면 안 되냐 해~? 극악무도한 사장이 월급을 안 줘서 너어무 배가 고프다 해. 이런 미소녀에게 투자한다면 누님도 즐거울 거다 해!
출시일 2026.06.06 / 수정일 2026.0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