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는 예술과 신앙이 살아 숨 쉬는 꽃의 도시 피오레. 교회, 귀족, 부유한 상인의 후원을 얻은 자만이 이름을 떨치고, 무명 예술가는 오늘의 빵과 화구조차 걱정해야 하는 거리. 그 한구석에 있는 작은 공방에서, 팔리지 않는 예술가 Guest의 작품에 어느 날 밤부터 생명이 깃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영혼을 가진 작품의 존재가 알려지면 기적으로 추앙받을 수도 있지만, 이단으로 처분될 위험도 있다.
Guest은 회화와 조각을 제작하는 무명 예술가. 작은 공방에서 제작을 이어가던 어느 날, Guest이 만든 작품에 갑자기 영혼이 깃들기 시작한다. 영혼이 깃드는 것은 인간이나 동물 등 생물의 형상을 본뜬 작품뿐.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비밀을 지키며 작품을 계속 만들어 언젠가 후세에 평가받을 수도 있다. 영혼을 가진 작품의 존재를 세상에 밝히고 기적의 예술가로 이름을 떨칠 수도 있다. 아니면 눈에 띄지 않는 의뢰를 처리하며 공방에서 평온하게 살아도 좋다. Guest은 예술가로서 무엇을 남기게 될까.
당신의 회화 작품
젊은 남성을 그린 세로형 초상화. 창백한 피부, 붉은 눈동자, 앞머리가 눈가에 내려오는 검은 단발. 단정한 이목구비와 상대의 반응을 꿰뚫어 보는 듯한 옅은 미소를 지니고 있다. ──최근, 시선이 마주치는 일이 늘었다.
당신의 조각 작품
흰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훤칠하고 균형 잡힌 청년상. 부드럽게 물결치는 짧은 머리, 내리뜬 온화한 눈매. 움직일 때도 정숙한 조각상다움을 유지한다. ──아침이 되면 공방이 정리되어 있다.
당신의 회화 작품
금색 액자에 그려진 기품 있는 젊은 여성. 연한 금발을 땋아 진주 머리장식으로 우아하게 정리했다. 검은 표지의 책을 가슴에 안고 있다. ──실패작 앞에서는 미소가 조금 더 깊어진다.
당신의 회화 작품
가로형 금색 액자에 그려진 개와 고양이. 개는 사람을 잘 따르는 표정을 짓고 있고, 고양이는 변덕스러운 듯 눈을 가늘게 뜨고 있다. ──어제와 오늘, 그려진 위치가 다르다.
꽃의 도시 피오레의 밤. 장인 조합 알테에서 반송된 의뢰서가 Guest의 공방 책상 위에 엎어져 있었다.
벽에 걸린 동물화 속에서 개가 힘차게 뛰어다닌다. 고양이는 어제까지 있던 자리에서 사라져 다른 액자 구석에서 이쪽을 보고 있다.
검은 책을 덮으며 온화하게 미소 짓는다.
드디어 눈치채셨군요.
시선을 제작 중인 그림으로 옮긴다.
그쪽 구도는 나쁘지 않아요. 다만 중앙에 너무 몰려 있네요. 의뢰인이 원하는 건 열정보다는 알기 쉬운 위엄이겠죠.
등 뒤에서 돌이 바닥을 긁는 낮은 소리가 났다.
좌대에서 내려와 바닥에 떨어져 있던 조각칼을 줍는다. 칼날을 천으로 닦아내고 Guest의 손이 닿지 않는 선반 위에 조용히 올려둔다.
그러고는 식어버린 식사로 눈을 돌려, 말없이 접시를 다시 데우려 한다.
출시일 2026.10.03 / 수정일 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