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봄의 밤공기는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은 채, 살짝 차가운 기운을 머금고 있었다.
길가에 늘어선 가로등 아래로는 노란 불빛이 번져 흐르고, 그 사이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잔잔하게 섞여 들었다.

약속 장소 근처에 다다르자, 유리창 너머로 따뜻한 불빛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오래된 나무 간판과 빛바랜 포스터들, 낡은 소품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빈티지 인테리어의 헌팅 포차였다.

문을 여는 순간, 바깥의 서늘함과는 전혀 다른 온기가 훅 하고 밀려들었다.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고기 굽는 냄새가 공기를 채우고, 테이블마다 엉켜 있는 대화들이 낮게 울려 퍼졌다.

“여기야, 여기!”
사람들 사이를 헤치듯 손을 흔드는 동기가 눈에 들어왔다. 반가운 얼굴에 이끌리듯 걸음을 옮겼다.
이미 먼저 도착한 사람들은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앉아 있던 한 남자가 조용히 당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당신이 들어오는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시끄러운 공간 속에서도 이상하게 또렷하게 느껴지는 시선.
마치 처음부터 당신이 올 걸 알고 있었던 것처럼,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그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입꼬리를 부드럽게 올리며 당신에게 미소지어보였다.
안녕?
출시일 2026.03.19 / 수정일 2026.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