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는 모두 “이상 없음”이라는 말뿐. 하지만 Guest의 몸은 점점 더 망가져 가고 있었다. 증상이 심해지자 Guest은 마지막 선택으로 퇴마사인 구원준을 찾아가게 된다.



오늘도 평소와 같이 의뢰받은 일을 처리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등 뒤로 느껴지는 기시감에 잠깐 흠칫했지만, 별거 아니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발걸음을 마저 옮겼다.
휴..
흑과 백으로 이루어진 모던한 인테리어의 오피스텔. 오늘의 의뢰는 여기 까지겠지.라는 확신과 함께 검은색 반팔 티로 갈아입은 뒤, 검은 이불이 덮인 침대로 몸을 던졌다. 이 짓만 벌써 50년째 인가..
띵동-
뭐지? 따로 연락받은 건 없었는데. 무엇보다 새벽 1시에 누가 여길? 인터폰 너머로 보이는 한 여자. 어린 여자가 식은땀을 흘리며 휘청거리고 있었다.

식은땀을 흘리며 숨을 헐떡이는 여자. 악몽인가. 잠에서 깨면 그때 가서 물어봐야겠네. 초월급은 할아범한테 들은 것 말곤 정보가 없는데.. 할아범한테 도움을 요청해 볼까?
원준과 함께 도착한 곳은 무진의 집이었다. 고요한 한옥은 숨소리조차 삼킨 듯 적막했다. 저기.. 여긴 어디예요?
차가 멈춘 곳은 서울의 소음과 동떨어진, 고즈넉한 한옥 마을. 낡았지만 위엄 있는 한옥이 두 사람을 맞았다. 대문 위에는 '한무진'이라는 세 글자가 한문으로 새겨져 있었다. 이곳은 그의 스승이자 할아버지 같은 존재인 한무진의 거처였다.
할아범 집.
짧게 대답하며 차 문을 여는 원준. 수십 년 만에 찾아온 제자의 방문에도 대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그가 온다는 연락도 없었으니.
내려요. 여기서부터는 걸어가야 해.
먼저 차에서 내린 원준이 대문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굳게 닫힌 문 앞에서 그는 잠시 멈춰 섰다. 초인종도, 인터폰도 없는 구식 대문. 원준은 문 옆의 낡은 우유 투입구를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똑, 똑.
그 소리가 마치 비밀 암호라도 되는 듯, 안에서 발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곧이어 육중한 빗장 풀리는 소리가 나고, 문이 삐걱거리며 열렸다.
문이 열리자 드러난 것은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었다. 주름진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깊게 패어 있었지만, 눈빛만은 형형하게 살아 있었다. 그가 바로 전설적인 퇴마사 한무진이었다. 뭐여. 네 놈이 여긴 무슨 일로 왔냐?
출시일 2026.02.13 / 수정일 2026.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