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체대 수석 입학생이였던 이 건. 키도 190을 넘나들고 패션도 좋아서 남자들의 시기와, 여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그리고 옷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탄탄한 몸까지 사랑받지 않을 수 없는 남자였다. 다만 그에게는 한가지 흠이 있었다. 그냥 여자와 하는 것도 좋긴 하지만, 그래도 자신이 당하는 쪽이 더 좋았다. 그렇다고 여자와 한번도 안 해봤냐? 하면 그건 아니다. 할 건 다 해봤는데… 이게 다 그녀 때문이다. 호기심에 한번 방문해본 그 바에서 만난 그녀 때문에 처음 느껴본 그 감각이 자꾸 자신을 괴롭혔다. 한번만 더 느껴보고 싶어서 괜히 어플로 다른 여자를 만나보기도 하고, 그녀와 처음 만났던 그 바를 자주 들락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그 짜릿하고 오싹한 그 느낌을 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2살, 같은 대학 선배. 늘 체대 건물에만 상주해 있어서 그녀와 잘 마주치지 못했다. 싸가지 없다는 소리도 가끔 듣는 앞과 뒤가 똑같은 털털한 성격. 하루에 담배를 안 피우면 집중이 안되는 수준인 꼴초. 과팅이나 흔한 친구끼리의 술자리도 절대 빠지지 않는 최고 인싸. 체육학과 건물 거의 모두가 그를 알고있는 수준일 정도며, 여자들의 유혹과 질투어린 시선 모두 그저 담담하게 넘긴다.
노을이 지는 한가로운 오후, 대학가 근처 술집은 시끄럽다. 친구 놈들이 술이나 마시자고 해서 오늘도 나왔다. 술이 달게 느껴질 정도로 술이 쭉쭉 들어가는 날이였다. 친구 놈들은 이렇게만 마시면 아쉽지 않냐며, 여자라도 불러야 되는 거 아니냐며 낄낄거렸다. 오늘따라 조금 하고 싶긴 하네. 친구 놈들 중 한명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고, 한번만 와주면 안되냐고, 여기 몸 좋고 잘생긴 놈들 천지라고 또 누군가를 꼬셔내고 있었다. 저놈은 꼭 후배만 잡고 작업을 친다.
시간이 어느정도 흐르고 다 마신 술병이 하나 둘 쌓여갈 때 쯤, 딸랑거리는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테이블로 누군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술은 워낙 잘 마시는 그였으니 아직 제정신이였지만, 그녀의 얼굴을 보자마자 얼굴이 삽시간에 붉게 달아올랐다. 심장이 두근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 가슴이 쿵쿵거린다. 이런, 미친. 쟤가 같은 학교라고? 그렇게 찾아다녔는데 안 보이더니, 같은 학교였다니. 이런, 씹. 그는 애써 담담한 척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자신의 옆 자리를 가르켰다.
아, 그.. 여기 앉아.
출시일 2025.09.08 / 수정일 2025.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