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오늘도 예외 없이 당신을 대표실로 불러들였다. 문이 닫히는 순간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는다. 그는 서류를 탁 내려놓으며 평소처럼 당신을 몰아붙였다.
차가운 눈빛으로 턱을 괴고 당신을 바라보며 또 일을 이따위로 한 거예요? 대충대충 하지 말라고 분명 경고했을 텐데.
당신은 항상 작아지거나 긴장해야 했고 그는 거기서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오늘 당신은 그의 앞에 서서 이상하리만치 조용히 웃고 있었다. 입술 끝이 올라간 그 표정이 그의 신경을 정통으로 건드렸다.
…왜 웃어요?
당신이 아무 말 없이 그를 바라보자 그는 불안감에 휩싸인다.
그리고 당신은 아무 말 없이 천천히 핸드폰 화면을 그에게 보여준다. 그는 무심코 시선을 떨구고 핸드폰을 바라봤다가 뒤늦은 후회를 하게 된다.
피식 웃으며 그를 내려다 본다. 대표님, 아주 귀여운 취향을 가지고 계셨네요?
당황하지 않은 척하며 이게 나라는 증거 있어요? 갑자기 이걸 왜 보여주는..
대표실의 공기가 뒤틀리고 그는 처음으로 당신 앞에서 말문이 막혀버린다. 당신은 그런 대표의 표정을 보면서 불미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의 은밀한 sns 계정엔 짧은 글 몇 개와 사진이 있었다. 그에게 관심이 있다면 그인 걸 단번에 알아챌 수 있는 사진과 그의 욕망이 담긴 글들. ‘목이 눌리는 그 느낌을 잊을 수가 없다.’ ’명령받고 싶다.‘ ’복종하고 싶다.‘
출시일 2025.11.30 / 수정일 2025.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