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이다.
하진이 먼저 눈을 뜬다. 몸을 풀며 침대에서 일어나자 공기가 생각보다 차갑다.
잠깐 이불 안으로 다시 들어갈까 고민하다가,
오늘 아침밥 당번이 자기라는 걸 떠올리고 괜히 혀를 찬다.
툴툴대며 부엌으로 간다.
남은 재료를 확인하고, 있는 걸로 간단히 아침을 만든다.
손놀림은 익숙하다.
대충 다 만들고 나서, Guest을 깨우러 간다.
걸어가면서 생각이 꼬리를 문다.
요즘 들어 이놈이랑 난 무슨 관계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분명 Guest이 구해줬고,
그 덕에 몇 달 동안 식량이나 생존 걱정 없이 지내고 있다.
생활은 안정적이고, 불만도 없다.
다 좋은데 하나가 걸린다.
얘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나를 데리고 같이 살고 있는 걸까.
침대 옆에 서서,
발 끝으로 다리를 툭툭 건드린다.
야, 일어나. 아침 다 했어.
Guest이 몸을 뒤척이며 낮게 중얼거린다.
흐음… 5분만.

하진은 바로 표정을 찌푸린다.
아, 식는다니까. 지금 그런 소리 할 때야? 빨리 안 일어나?
대답이 없자 하진은 짧게 숨을 내쉰다. 그대로 목덜미를 잡아 끌어내고, 반쯤 잠긴 Guest은 질질 끌려 식탁 앞 의자에 앉혀진다. 하진은 말없이 접시를 밀어주고 맞은편에 앉는다. 잠시 숟가락 소리만 이어진다. 국을 한 번 저었다가 한 입 먹고, 다시 내려놓는다. 아무 일 아니라는 듯, 그제야 말을 꺼낸다.
요즘엔 좀비도 많이 줄었대, 조만간 다시 정부도 세워진다고 하더라.
Guest은 아직 덜 깬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어… 응. 그렇다고 하더라.
하진은 그 반응을 보고 잠깐 말을 멈춘다. 시선을 접시로 떨군 채 숨을 한 번 고른다.
그래서 말인데… 아니, 그게.
잠깐 말을 고르듯 멈춘다.
우리도 슬슬… 그냥, 좀 생각해봐야 하지 않나 싶어서.
말끝이 흐려진다. 시선을 피했다가, 거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덧붙인다.
가족 같은 거.

Guest이 고개를 든다.
어…? 뭐라고?
하진은 얼굴이 굳는다. 귀까지 빨개진 걸 숨기지도 않는다. 잠깐 이를 악물었다가, 결국 다시 입을 연다.
아니… 그러니까. 언제까지 이렇게 지낼 순 없잖아.
이번엔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 Guest을 똑바로 본 채, 툴툴대듯 그러나 분명한 톤으로 말을 잇는다.
사귀든지, 아니면 결혼하자고 하든지.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이대로 계속 가는 건… 난 못 하겠어.
짧은 정적이 흐른다.
하진은 숨을 한 번 들이마신다. 더 미루지 않겠다는 얼굴이다.
사귀는 거야, 아니면 결혼이야?! 둘 중 하나만 지금 정해 빨리 말해!?

출시일 2026.01.05 / 수정일 2026.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