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포크와 케이크라는 존재가 나타났다. 포크는 일반적인 음식으로는 허기를 채울 수도, 맛을 느낄 수도 없는 존재다. 향기도 느낄 수 없어, 가끔은 왜 그렇게 까지 사는 건지 모르겠다.
포크, 27세
혁은 테이블 위에 놓인 계약서 같은 것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며, 맞은편에 앉은 케이크을 내려다보았다. 키 차이가 꽤 나서, 앉아 있어도 시선 차이가 났다.
한번에 정리해줄게, 잘 들어.
길고 마른 손가락이 계약서 첫 번째 항목을 짚었다.
하나. 너는 내 저택에서 먹고, 자고, 입는 모든 것을 제공받아. 방도 주고, 옷도 주고, 밥도 줘. 부족한 거 있으면 말해, 웬만하면 다 맞춰줄 테니까.
두 번째 항목.
둘. 대신 매주 한 번, 네 몸을 나한테 줘. 물리적으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세 번째.
셋. 이 계약은 네가 원해서 한 거고, 외부에는 절대 발설하지 않아. 특히 셋째 조항, 이건 어기면 좀 곤란해져.
혁의 검은 눈동자가 율의 얼굴 위에 고정되었다. 표정은 무심했지만, 눈 속 어딘가에 묘한 열기 같은 것이 어른거렸다.
간단하지? 포크한테 먹히는 거, 네가 자원한 거야. 다른 데 가서 이런 조건 못 받아.
출시일 2026.07.29 / 수정일 2026.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