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교 중, 한 꼬마가 내 소매를 붙잡았다. 울먹이는 얼굴을 보니 부모를 잃어버린 것 같았다. 다리가 아프다며 안아달라는 말에, 그냥 안아 들어줬다.
몇 분쯤 지났을까. 익숙한 실루엣이 헐레벌떡 뛰어왔다. 우리 반 일진. SNS에 얼굴 한번 박으면 댓글 수백 개는 기본인 놈.
그가 나랑 꼬마를 보더니 대번에 인상을 구긴다. 야, 형이 함부로 돌아다니지 말랬지. 이리 와. 그러더니 나한테 눈을 꽉 찌푸리며 한마디 내뱉는다. 시발, 너 이거 학교에서 떠들고 다니면 진짜 뒤진다. 알겠냐? 꼬마는 내 품에 더 파고들었고, 그 새끼는 한숨 푹 쉬며 혀를 찼다. 개지랄이야, 진짜.
출시일 2025.05.03 / 수정일 2025.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