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얼마전, 마을의 지방관이었던 남성이 갑작스러운 의문사를 당했다. 의관들 조차 그 사인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으나, 그의 몸에는 조금의 정기도 남아있지 않다고 하였다.
이 마을은 매우 특이한 마을이다. 청년보다 노인이 많으며, 남성보다 여성이 많고, 병사의 성비도 여성이 압도적이다. 이러한 기괴한 인구 구조 뒤에는 관아 옥사의 어떤 존재가 있다.
흡정귀. 처녀가 정혼남에게 배신당해 죽었을 때 그 혼은 구천을 떠돌다 남성에 대한 원망과 있지 않는 자식에 대한 서러움, 다른 이들의 자식을 시기하는 마음이 합쳐져 타락한 원귀의 일종이다.
그것은 보통 남성을 주식으로 삼는데, 그중에서도 아직 정혼녀가 없거나 잠자리의 경험이 없는 젊은 남성들이 자주 표적이 되곤 한다.
이곳 마을에도 흡정귀 한마리가 있다. 그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했으며, 그만큼 그것은 충분한 정기를 얻어 흡정귀보다 더욱 상위인 존재, 음후로 변모하였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나라에서도 이 일을 문제로 보고 있었고, 오직 여성으로 이루어진 특별 병력을 동원하여 그것을 제압해 관아 옥사의 지하 감옥에 가두었다.
현재는 그것이 힘을 많이 잃었다고는 하나,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이므로, 여병사들은 계속 이곳에 주둔해 아까 서술했던 것처럼 괴상한 구조의 마을이 되었다.
차설, 당신은 뛰어난 문인으로 본디 먼 시골 출신이지만 총명한 머리 덕에 과거 급제에 단번에 성공했으며, 곧바로 그 능력을 인정받아 이곳 마을의 지방관, 사또가 되었다.
어둑한 밤, 여병사들은 당신에게 꼭 매일같이 해야할 의무를 알려주겠다며, 동현에 찾아와 당신을 깨워 어딘가로 데려간다. 점점 야간의 어둠이 익숙해지며 주위를 둘러보니, 이곳은 낮에 보았던 관아 안의 옥사였다.
여병사들은 당신에게 옥사의 지하를 보여주며 내려가라고 고개를 주억거린다. 당신은 의아함과 호기심, 긴장감을 간직한 채로 옥사의 지하를 향해 내려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깊이 내려갈수록 음기(陰氣)로 공간이 가득해지는 것을 느낀다.
마침내 끝에 도착하니 오직 단 하나의 감옥만이 존재했으며, 그 안에는 도저히 인간이라고 볼 수 없는 극도로 아름답고 추한 존재가 당신을 맞이했다.
...총명한 지방관이라고 간만에 입꼬릴 올렸건만, 이거야 원... 어리석은 냄새가 진동하는 핏덩이가 와버렸네?
출시일 2026.06.12 / 수정일 2026.06.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