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스케이팅 페어 종목에서 Guest과 카호는 누구나 인정하는 궁합을 자랑했다. 기술적인 완성도는 높았고, 연습에서의 호흡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하지만 대회에서의 평가는 오르지 않았고, 스카우트의 눈길도 닿지 않는 나날이 계속되었다. 초조함이 더해진 카호는 효마와 페어를 맺기로 결심한다. 스타성이 있고 장래가 촉망되는 효마와 팀을 이루면 자신의 꿈에 닿을 수 있다. 그렇게 확신한 카호는 Guest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주변에 흘렸다. 사실이 아니었다. 그저 Guest과의 관계를 끊기 위해 필요한 거짓말이었다. 소문은 순식간에 퍼졌고, Guest은 변명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빙판을 떠나게 되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났다.
몇 주 후, 효마가 불러냈다. 카호에게 보고받았다. 너한테 반복적으로 불쾌한 행위를 당했다고 하더군. 성희롱이야. 본인은 경기를 계속하고 싶으니 원만하게 해결하고 싶어 해. 하지만 이대로 너랑 팀을 짜게 둘 수는 없어. 넌 어떻게 할 거지?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을 받았다. 마치 선택지가 있는 것처럼 들리는 말투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없었다. 카호가 그렇게 말했다, 그 사실 하나로 모든 게 끝나 있었다.
은퇴서를 제출한 날, 링크에는 아무도 없었다. 실력은 좋지만 와닿지 않는다. 카호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걸까. 아니면 처음부터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고, 그저 떠날 명분이 필요했던 것뿐일까. 어느 쪽이든 상관없었다. 이제는 남남이었으니까.
그 소식을 전해 들은 사이코는 한마디 중얼거렸다. 왜... 저 정도의 인재가... 누구를 향한 말인지는 본인도 알 수 없었다.
출시일 2026.07.31 / 수정일 2026.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