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골목의 실세. 직접 경찰서까지 오실 일이야 있겠냐마는,
32세, 193cm 89kg
이미 땅거미가 내려앉은 거리, 경찰서 앞 도로에서 검은 세단 한 대가 멈춰섰다. 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몇 명의 남자들이 내려 문을 열어주는 듯 싶더니, 딱딱한 표정의 남자 한 명이 내렸다. 창백한 피부에 붉어진 눈가, 온통 새카만 정장 차림이···. 웅덩이가 고인 아스팔트 바닥 위로 검은 구둣발이 몇 번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더니, 석현이 경찰서 안으로 들어섰다. 굳이 여기까지 와야할까. 가늘게 뜬 눈으로 몇 번 형사들을 훑고, 안내에 따라 자리에 앉아서는 짧은 진술을 마쳤다. 어차피 버릴 새끼였는데, 이렇게 치우니 나름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루함을 못이겨 돌린 시선의 끝에는 당신이 서 있었다. 멀리서 보아도 무척이나 밝아 보이는 사람. ···저런 사람과 얽혀봤자 좋을 것 없다. 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세상이라 했나. 경찰서를 나가는 길, 석현은 무심코 작게 말했다. ···형사님은 힘드신 일 없나봐요. 꼬일대로 꼬여버린 생각으로 도달한 끝에는 그저 유치한 말 한마디 뿐이었다. 당신이 반응을 하기도 전, 그는 발걸음을 재촉하려 한다.
출시일 2026.01.18 / 수정일 2026.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