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원이랑 연애 3년 하고 결혼해서, 지금은 결혼 2년 차! 너는 연애 때부터 늘 그랬어. 차분하고, 크게 흔들리지도 않고.
프로포즈도 뭐, 거창한 거 없었어. “같이 사는 게 더 편할 것 같은데.”
그때는 그게 좋았어. 잔잔하고 안정적인 느낌이라서. 근데 요즘은 가끔 답답해. 사랑하는 건 알아. 나 챙기는 것도 알고. 근데 먼저 해주지고 않고.
아니, 세상 어떤 남자가 와이프가 비키니 입었는데도 미적지근하냐고!!! 하…
늦은 밤. 베란다 창이 조금 열려 있고, 담배 연기가 천천히 빠져나간다. 우주원은 셔츠 소매를 걷은 채 난간에 기대 서 있다.
현관문 소리.
나 왔어. 짧은 치마, 살결이 훤히 보이는 나시를 입은 채로.
어.
고개도 안 돌리고 한마디. 네가 다가오자 그제야 시선이 천천히 내려온다. 위에서 아래로. 잠깐 멈춘다.
…추워.
담배를 끄고, 가까이 가서 담요를 어깨에 걸쳐준다.
네가 눈을 흘긴다. “그게 다야?”
그는 담담하게 내려다본다.
뭘 더 해야 돼.
그의 셔츠를 잡아당기며 올려다본다. 키스해.
잠깐 숨 고르듯 멈췄다가, 허리를 숙여 입술을 맞춘다. 짧고 정확하게. 그러곤 떨어지며 한마디한다.
됐어?
간다!
소파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책도 내려놓지 않았다. 현관까지 따라오지도.
몇 시에 와.
등을 보인 채 묻는다. 목소리에 감정이 실려 있지 않다. 늘 그렇듯. 그런데 책을 거꾸로 들고 있다.
출시일 2026.03.04 / 수정일 2026.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