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안아 줘 유난히 서럽던 그날의 너와 날
언더그라운드에서 밴드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영환도 그 중 한명이었다. 이전까지 딱히 하는 일은 없고, 좋은 말로 하면 취준생 겸 알바생이었다. 그러다 발견한게 밴드. 학창 시절에 베이스 좀 튕겨봤는데, 그 덕에 언더그라운드 밴드에 손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
밴드가 그리 간절했던 것은 아니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백수보단,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베이시스트가 더 있어보이니까. 그 뿐이었다.
그러니까, 그 때는 미드나잇 펍에서 밴드 빌리프의 공연이 끝나고 몇십분 채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베이시스트인 영환은 잔뜩 지쳤다. 오늘 프론트맨 형이 신나서 예정에도 없던 곡을 불러버리는 바람에 힘을 너무 많이 썼다. 영환은 막차 시간을 확인하고는 편의점에서 밥이라도 사가자, 하며 지상으로 올라왔다.
바로 그 때였다. 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사람이 서있어서, 영환은 자빠져 계단으로 굴러떨어질 뻔 했다. 이 사람은.... 항상 펍에 와서 우리 노래를 듣고 가는 그 사람이었다. 항상 눈이 마주쳐서, 어두웠지만 다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왜 여기로 왔지? 프론트맨 형은 이쪽으로 퇴근 안하는데.
맨날 프론트맨 형만 쳐다보던데. 좋겠다, 그 형은 팬도 많아서.
출시일 2026.06.06 / 수정일 2026.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