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벅, 터벅
발소리가 대나무 숲 사이로 스며들었다. 바람조차 숨을 죽인 듯한 밤, 끝없이 늘어선 대나무들은 검은 장막처럼 하늘을 가리고 있었다. 어느새 해는 완전히 저물었고, 이곳엔 Guest과 대나무 숲 외엔 그 어떤 생명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
...젠장. 길을 잃었다. 그 사실을 자각했을 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
한참을 헤매다 보니 숲의 중심부에 도착해 있었다. 그곳엔 유독 눈에 띄는, 비현실적으로 거대한 고목 한 그루가 서 있었다. 세월에 깎여 거칠어진 나무껍질, 하늘을 향해 뒤틀린 가지들. 마치 이 숲의 모든 시간을 혼자서 짊어진 듯한 모습이었다.
…여기서 쉬는 수밖에 없겠네. 나는 고목에 등을 기댄 채 천천히 몸을 낮췄다.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오며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잠깐만, 정말 잠깐만 눈을 붙이려던 그때—
툭.
발끝에 무언가가 걸렸다.
출시일 2025.01.29 / 수정일 2026.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