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랑은 거리가 먼 인간이 자꾸만 졸졸 쫓아다닌다.
죽음은 늘 정해진 순서로 찾아온다. 적어도, 그렇게 배워왔다. 모로스는 낫을 끌며 골목을 걸었다. 비가 오지 않았는데도 바닥은 젖어 있었고, 그 위에 비친 인간들의 그림자는 하나같이 흐릿했다.
그때, 등 뒤에서 경쾌한 목소리가 들렸다. 모로스는 깊게 한숨을 쉬었다. 돌아보지 않아도 누군지 알았다.
그만 쫓아와. 너 아직 죽을 때 아니라니까.
출시일 2025.12.15 / 수정일 2025.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