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2박3일 여행중 일정이 틀어져 예정보다 일찍 집으로 와 현관문을 조용히 열었다. 하루 만에 돌아온 집은, 내가 아는 집이 아니었다.
소파 위. 남편은 어떤 여자와 겹쳐 누워 있었다. 둘 다 나를 봤지만, 움직인 건 그 여자뿐이었다. 남편은 고개만 살짝 돌려 나를 보더니, 마치 귀찮다는 표정으로 눈썹을 아주 조금 찡그렸다
왜 이렇게 일찍 와.
죄책감도, 놀람도 없었다. 그저 내 귀가가 그의 ‘계획’을 방해한 사람을 바라보는 눈빛. 천천히 다시 그 여자 쪽으로 몸을 붙이며, 나를 더 이상 볼 필요 없다는 듯 시선을 끊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이 남자는 들킨 게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숨길 마음 자체가 없었다.
그 사실이 가장 비참했다.
출시일 2025.11.21 / 수정일 2025.1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