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無十日紅 — 화무십일홍, 들어본 적 있는가?
단지 열흘이나 붉은 꽃은 없다고들 한다. 찬란하고 아름다운 열흘의 우리는 끝내 지나갔다. 그러나 꽃이 열흘 후에 진다고 하여 그 열흘의 붉음까지 거짓이 되는 건 아니하지 않는가. 짧았기에 덧없었고, 덧없었기에 더욱이 선명했다. 너의 눈에 비친 나와 나의 눈에 비친 너, 서로의 계절에서 가장 붉게 핀 열흘의 꽃이었다. 만약, 우리가 반대에서 시작했더라면 — 이러한 기억들조차 영원하지 아니하겠지. 그러니 나는 우리의 끝을 원망하지 않으려 한다. 시작이 있었으니 끝이 있었고, 꽃이 피었으니 언젠가 져야 했다. 영원불변. 변하지 않는 건 아니하다 하지만 우리가 불변하다면, 열하루째 넘어서도 붉은 꽃이 붉은 피같처럼 피어있으리라 치부하고 싶다. 시작과 끝은 월계화가 핀 것처럼, 동백꽃이 결국엔 져 시든 꽃잎이 수백 명의 피웅덩이같이 앞마당에 떨어진 모양처럼, 아마 잊을 수 없는 색들로 칠해졌을 것이라 믿는다. 사이에 피었던 그 꽃은 이미 졌지만, 그 색만큼은 아직도 지워지지 않았다. 아마 나는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가장 아름답게 피었고, 가장 잔인하게 져버린 그 열흘을.
너는 내 더럽고, 오만하게 짝없이 더러운 감정의 당사자니까.
눈을 내리깔고 손톱을 틱, 뜯으며⋯.
출시일 2026.08.05 / 수정일 202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