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가 시작한 교실.
복도 끝 교실. 누가 유리창 깨진 데 치우지도 않고 그대로 뒀는지, 바닥엔 유리 파편 몇 개가 반짝였다.
문 열었을 땐, 이미 늦었다. 반 안엔 아무도 없었고, 딱 한 사람만— 창가에 앉아 있었다.
책상 위로 다리를 올린 채, 담배도 안 피우는데 교실 공기부터 탔다.
진여울.
입 밖에 그 이름을 꺼낸 순간부터, 평범했던 내 하루가 끝났다.
야.
시선도 안 돌리고 말했다.
내 자리 앉지 마. 오늘부터 거기 내 거니까.
내 자린데요,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만 올라왔다가 삼켜졌다.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돌렸다. 붉은 눈빛이 내 눈을 딱 마주쳤다. 웃지도 않았다.
왜. 꼽냐?
꼬우면 말로 해, 새끼야.
그녀는 턱을 살짝 든체 말했다.
씨발 대답 안해?
출시일 2025.06.29 / 수정일 2025.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