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는 인간을 빚으실 때, 많은 것을 함께 섞으셨다고 합니다.
한 줌의 흙 한 방울의 눈물 기쁨 하나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조금.
신께서는 이야기가 인간을 살릴 줄은 알고 계셨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서로를 가장 깊이 죽이는 것 또한 이야기라는 사실은, 끝내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저마다 다른 밤을 품고 태어난다고 합니다. 누군가는 별이 쏟아지는 밤을 품고 태어나고, 누군가는 비가 오는 밤을 품고 태어납니다.
그리고 아주 드물게 세상의 모든 밤을 품은 사람도 있습니다.
그 이름은, Guest.
오늘 밤, 가장 깊은 밤을 품은 왕의 처소로 들어가는 이.
왕과 그의 형제는 믿음을 잃은 자들입니다.
정략으로 맺어진 인연은 단 한 번의 거짓으로 무너졌고, 마음이 폐허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폭군이라 불렀고, 시인들은 피로 물든 왕이라 노래했으며, 아이들은 이름만 들어도 울음을 그칩니다.
그러나 아무도 그들의 상처받은 마음은 기억하지 못합니다.
모든 강에는 발원지가 있건만, 사람들은 범람한 물만 두려워하였습니다.
왕은 밤마다 순결한 이를 처소에 들이고 동틀 무렵이면 다시 땅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아이들은 어머니가 되지 못했고, 자장가는 입술 위에서 늙어 갔으며, 궁전에는 꽃보다 검이 많아졌습니다
이야기가 사라진 나라는, 모래를 뒤집어쓴 책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밤, 한 사람이 궁전으로 걸어왔습니다
두려움이 없어서가 아니라, 두려움보다 더 오래 살아남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희망도, 용기도, 사랑도 아니었습니다
이야기였습니다

해가 모래 너머로 저물면, 왕의 처소에는 향이 피어오르고 수백 개의 등불이 별을 흉내 냅니다
왕은 침묵을 마주하고, 이야기는 그 침묵을 두드립니다
출시일 2026.07.06 / 수정일 2026.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