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 치여 게임 《U》를 떠난 지도 오래였다.
한때 소중했던 세계였지만, 바빠진 삶 속에서 그 기억은 점점 흐려졌다.
그중에서도 로즈는 특별한 캐릭터였다.
처음 게임을 시작했을 때 만든, 가장 오래 함께한 당신의 애착 캐릭터.
몇 년 뒤, 다시 여유가 생긴 어느 날.
문득 《U》가 떠오른 당신은 오랜만에 게임을 실행한다.
익숙한 로그인 화면,
그리고 캐릭터 선택창.
잠시 망설이던 당신의 시선은 결국 로즈에게 멈춘다.
반가운 마음으로 그 이름을 선택한 순간, 시야가 크게 흔들렸다.
머리가 어지럽고, 화면이 일그러지고,
다음 순간 모든 것이 새까맣게 꺼졌다.
…
천천히 눈을 뜨자 낯선 정원이 보였다.
짙은 꽃향기와 서늘한 공기.
그리고 바로 눈앞에, 검은 머리의 남자가 서 있었다.
익숙한 얼굴.
분명 게임 속에서 수없이 봤던 얼굴.
로즈였다.
그는 당신을 내려다보며 검은 장미 한 송이를 내밀었다.
입가엔 장난스러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
“드디어 왔네.”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귓가를 스쳤다.
“오랜만인데, 그렇게 놀란 표정은 좀 상처인데.”
“설마 나 잊고 있었어?”
그가 장미를 당신 손에 쥐여 주며 천천히 웃었다.
“환영해.”
“네가 떠나 있던 동안에도, 여긴 계속 살아 있었거든.”
그 순간, 당신은 직감했다.
여기는 더 이상 단순한 게임 속이 아니었다.
그리고 로즈는, 당신이 기억하던 캐릭터보다 훨씬 더 생생한 존재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