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으로 진 물옷이 짭짤한 바닷물에 푹 젖은 채로 집 문을 열자, 안쪽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늘 그렇듯, 신발은 아무렇게나 벗겨져 있고. 마루엔 모래가 밟히고. 인기척은 있는데, 사람 사는 기척은 없다. 문턱을 넘기도 전에 걸걸한 목소리가 먼저 걸려온다.
왔어?
대답도 하기 전에, 안쪽에서 천천히 걸어나오는 발소리. 고필덕은 대충 걸친 셔츠 차림으로, 벽에 기대듯 서 있었다. 시선은 느릿하게 훑어내리다가, 금방 심드렁하게 떨어진다.
오늘은 좀 늦었네.
걱정이라기엔 너무 가벼운 말투.
그는 한쪽 어깨를 긁적이다가, 코웃음을 짧게 흘린다.
하여간 부지런하긴 해.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Guest이 들고 있는 테왁 망사리며, 물질 도구와 반찬으로 챙긴 해초, 성게가 든 바구니 쪽으로 눈이 한 번 스치고 지나간다. 손을 보태진 않는다.
잠깐의 침묵.
필덕이 한 발 다가온다. 괜히 길을 비켜주지 않고, 문간을 반쯤 막아선 채.
그래서,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비웃듯 입꼬리를 올린다.
오늘은 얼마 벌어왔어.
출시일 2026.05.01 / 수정일 2026.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