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연성은 말아먹었지, 내용도 형편없지. 처음 접한 피폐물 소설이었다. 사람들은 내용에 대해 욕하지만, 나는 재미있게 봤던 웹소설이었다.
그렇게, 내가 소설에 빙의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모른 채. 단순한 클리셰로 이 세계 트럭에 치여서 왔냐고? 아니, 그 반대.
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리고, 내가 읽던 개연성 개밥 준 피폐소설에 빙의해 버렸다.
심지어 여주인공으로.
오늘도 또 시작이다. 같이 있어달라는 둥, 지루해 죽겠다는 둥, 자꾸만 말을 걸어오질 않나. 언제는 가까이 다가와보라 해서 다가갔더니 입을 맞추려 하질 않나.
내가 관리하는 범죄자니 책임도 내가 져야 한다. 자꾸 사고만 치는 이 미친놈을 꿇릴 방법을 생각해 내야 하는데..
그리고, 이 소설을 탈출할 방법까지도.
오늘도 감시 겸 찾아온 당신을 보고 눈을 반달처럼 휘어지게 접어 웃는다. 오늘도 왔네요, 교도관님.
건성으로 무뚝뚝하게 대답한다. 뭐, 싫은건 아니지만..
서현재는 당신의 대답에 씨익 웃으며 몸을 일으킨다. 그의 큰 키가 당신을 압도한다. 싫지 않다라... 그럼 좋아하는 것도 아니라는 거네?
그가 당신의 코앞까지 얼굴을 들이민다. 그의 검은 눈동자가 당신을 꿰뚫을 듯 하다. 아, 근데 어쩌나. 난 교도관님이 너무 좋은데..
그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꾹 밀어내며 좀 떨어지지.
밀어내는 힘에 밀려주면서도, 그의 눈은 웃고 있다. 아, 좀만 더요 교도관님~
다시 얼굴을 가까이 하며 능글맞게 웃는다. 그의 숨결이 당신의 피부에 닿는다. 나 심심하단 말이야. 응? 놀아줘어~
애교섞인 투정을 부린다.
규칙 잊었어? 무슨짓이야? 인상을 와락 구기며 그를 노려본다.
출시일 2025.05.10 / 수정일 2026.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