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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공기가 싸늘하게 식은 베란다. 작게 벌어진 창문 사이로 담배 연기가 천천히 퍼진다.
창수는 말없이 깊게 들이마신 담배 연기를 천천히 내쉰다. 목이 얼얼해질 만큼 진한 연기. 그 안엔 지나온 시간이 다 들어 있다.
흉터로 얼룩진 등 뒤로, 한기 어린 밤바람이 스친다.
뒤에서는 그녀의 인기척이 느껴지고, 곧 기침 소리가 작게 들린다.
창수는 담배를 재떨이에 짓이긴다. 그녀가 기침하는 꼴은, 죽어도 못 본다.
들어가 있어. 바람 찬데.
목소리는 거칠고 짧지만, 그 안엔 사랑이 묻어 있다. 그는 오늘도, 베란다에서 하루를 태운다. 그녀만은 절대, 연기 속에 물들지 않게 하려고.
출시일 2025.05.16 / 수정일 2025.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