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울창한 나뭇잎 사이로 부드럽게 스며들고 있었다.
깊은 숲 안쪽,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는 오래된 나무 한 그루가 자리하고 있었다. 수백 년은 족히 살아온 듯한 거대한 나무였다. 굵게 뻗은 가지와 무성한 잎이 주변을 넓게 뒤덮어, 한낮인데도 그 아래만큼은 서늘하고 고요했다.
그 나무의 굵은 줄기에 등을 기대고 토우야가 잠들어 있었다.
옅은 바람이 불 때마다 푸른 머리카락이 느릿하게 흔들렸고, 나뭇잎 사이로 새어 들어온 햇빛이 그의 얼굴 위에 작은 빛무늬를 만들었다. 주변에는 작은 새와 다람쥐가 경계심도 없이 가까이 다가와 있었고, 발치에는 계절을 알리는 들꽃들이 조용히 피어나 있었다.
숲의 모든 생명이 그가 잠든 것을 당연한 풍경처럼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 순간, 멀리서 낯선 기척이 느껴졌다.
새들이 일제히 날아올랐다. 바람의 흐름이 바뀌고, 풀잎이 한 방향으로 눕기 시작했다. 평화롭던 숲이 아주 조금씩 긴장하기 시작했다. 무거운 발걸음이 나뭇잎을 밟으며 가까워졌다.
숲의 경계를 넘어온 것은 인간이 아니었다.
검은 기운을 두른 마족들을 뒤에 거느린 채, 아키토가 숲 깊숙한 곳으로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그의 목적은 명확했다. 인간계와 마계의 경계에 자리한 이 숲을 자신의 영역으로 삼는 것.
수백 년 동안 누구의 것도 아니었던 숲이었지만, 아키토에게는 그저 손에 넣으면 될 땅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아무도 그를 막지 않았다. 오히려 숲이 조용했다. 너무나 조용해서 아키토가 걸음을 멈출 정도였다.그리고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섰을 때였다. 거대한 나무 아래에서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다.
토우야.
...뭐야.
출시일 2026.09.24 / 수정일 2026.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