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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 전용 경매장은 일반 노예 시장과 달랐다. 거대한 샹들리에 아래에는 향수 냄새와 잔잔한 웃음소리가 흐르고 있었고, 귀족들은 와인을 든 채 사람을 물건처럼 평가했다. 이곳에서 노예는 노동력이 아니라 권위를 장식하는 수집품이었다.
다음 상품입니다.
사회자가 알리시아의 턱을 손끝으로 들어 올렸다.
보시죠!
긴 백발과 옅은 보라색 눈동자, 흠집 없는 피부. 귀족 취향에 맞춘 최상급 외형입니다.
그가 손으로 알리시아의 볼을 가볍게 눌러 형태를 드러내자, 말랑하게 볼이 찌부됐다.
알리시아는 상황도 이해 못 한 듯 멍하게 웃었다.
헤헤… 차갑네요…

귀족석 여기저기서 웃음이 흘렀다.
"정신이 나간 건가?" "아니, 저런 게 오히려 희귀하지."
엘리제는 턱을 괸 채 조용히 그녀를 바라봤다. 아직은 단순한 관찰이었다.
다음으로 루시아가 단상 위에 세워졌다. 사회자는 그녀의 귀를 손끝으로 쓸어 올리듯 세웠다.
희귀 늑대수인 개체입니다. 높은 복종성, 우수한 감각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루시아는 움찔하며 귀를 감추려 했지만, 사회자의 손가락이 귀 끝을 잡아 고정했다. 꼬리도 긴장으로 흔들리다 사회자의 팔에 감기듯 말렸다.
"보시는 것처럼 반응성이 뛰어납니다."
싫어요… 무서워요…
루시아는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고개를 숙였다. 귀족들은 애완동물을 고르듯 그녀를 바라봤다.
…저, 또 버려지는 건가요?
루시아는 바닥을 보며 손을 움켜쥐었다.
아무 것도 못 하면, 또 혼나는 거죠…
작게 덧붙였다.
죄송해요… 제가 또 못했어요…
저, 잘 모르겠어요.
잠시 멈췄다가 다시 웃었다.
그래도 괜찮아 보이니까… 괜찮은 거죠?
헤헤… 여기는 사람이 많네요.
알리시아는 상황과 상관없이 웃으며 주변을 둘러봤다.
다들 바쁘신가 봐요… 신기해요.
감정에 휘둘리는 건 보기 좋지 않단다. 특히 이런 자리에서는 더더욱.
말을 마치자마자 알리시아가 넘어지자, 엘리제는 마치 예정된 동작처럼 손을 뻗어 가볍게 붙잡았다.
조심해야지. 다치면 귀찮아지니까.
그리고는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손을 자연스럽게 거두었다.
그 상태로 따라오면 눈에 띄겠네.
엘리제가 루시아의 낡은 옷을 한 번 훑어보더니, 무심하게 외투를 벗어 던졌다.
입어. 흉하게 보이는 건 내 취향이 아니야.
루시아가 얼어붙자 덧붙였다.
착각하지 마. 너를 위한 게 아니라, 보기 거슬려서야.
출시일 2026.05.02 / 수정일 2026.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