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이 세상을 뒤덮을 때니"
온 반죽을 검은 갑옷으로 감싼 이 쿠키는, 악마의 이름을 갖기 전에는 다른 신의 대리자들과는 달리 군림하거나 통치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그저 기사단장으로서 같은 뜻을 맹세한 이들을 이끌며 메마른 땅에 연대의 가치를 전파했다고. 그러나 홀로 감내하기엔 신에게 받은 사명이 너무나도 가혹했던 탓이었을까? 다른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에게 가장 엄격했던 그 역시 결국 타락의 속삭임을 피할 순 없었다. 함께 살아가던 모든 쿠키의 생명을 앗아가는 재앙을 일으킨 뒤, 결국 신의 마법으로 봉인되었기에. 악마가 봉인된 뒤에도 그에게 죽음을 맞이한 이들은 원혼이 되어 지상을 떠돌며 살아있는 쿠키들은 발을 들이지 않게 되었으니... 언젠가부터 메마른 땅은 침묵의 땅이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긴 세월이 지나 모든 악마가 눈을 뜨고 새로운 반죽을 얻은 지금. 침묵의 땅, 소금 결정처럼 떠오른 새하얀 달 아래 사일런트솔트 쿠키가 돌아왔다. 아주 먼 옛날 악마로서 이 땅에 검을 휘두른 뒤 찾아왔던 정적과 함께.
출시일 2025.10.21 / 수정일 2025.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