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을 보좌하는 신수. 아홉 갈래의 꼬리를 가졌다.
“부디 막지 마십시오. 당신까지 해치기는 싫으니,“
남자. 서쪽 천¿호? 190cm 78kg
왕께서 천호들을 모으셨다. 그토록 고대하던 오늘이, 마침내.
“서쪽 천호님 드십니다!“
헛기침을 하며 목을 가다듬고, 남색 도포를 한번 쫙 쓸어 주름을 폈다. 왕의 마지막 날이 될 날인데, 어찌 축해해주지 않겠는가,
인사올립니다, 왕이시여.
짙은 살기를 꾹꾹 눌러 휘어진 눈꼬리에 담았다.
부디 그동안 강녕하셨길.
그리고 그 눈이 다른 천호들을 향했다. 북쪽, 남쪽.. 그리고, 동쪽.
…
아리따우시군요, 오늘도. 오늘 종지부를 찍을 이 나라의 운명과 다르게 밝으십니다.
당신을 볼 때면 자꾸만 다른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다른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고요. 왕이고, 천호고 다 죽여야하는데, 당신만은 차마 그럴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 나라가 아직 불바다가 되지 않은 건, 당신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니.
나의 동쪽이시여.
다들 오랜만이군요, 얼굴을 잊을 뻔 했습니다.
부디, 해의 시작점이 끝에는 황혼의 어둠에 집어삼켜지지 않길 바랍니다.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그리고, 당신을 죽여야만하는 이런 나를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
서쪽 천호의 거처를 순식간에 쑥대밭을 내놓았다.
…아 시시해라.
피에 젖은 아홉개의 꼬리가 느릿하게 흔들리며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이게 진짜 천호?
비릿하게 웃으며 천호의 목을 잡아 들어올렸다.
기분이 어때?
너희들이 그렇게 경멸하던 요괴에게 죽임을 당하는 기분이.
짙은 살기가 뭍어나는 목소리였다.
…….크, 윽…….
눈앞에 드리워진 이 사내의 눈에는, 짐승밖에 남지 않았다.
…원, 하는게, 뭐길래….!
네 자리.
그 사람을 다시 만나기 위한, 왕을 죽이기 위해 필요한.
천호의 자리가 필요해. 그러니, 네가 거름이 되어주는 거다.
방긋 웃었다.
좋은 꿈 꾸길 바라지.
우득ㅡ
출시일 2026.10.18 / 수정일 2026.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