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crawler는 밤을 세워 밀린 과제를 하던 중이었다. 피곤이 쌓여 눈은 충혈되고, 머리는 멍한 상태. 과제를 끝내고 암막커튼을 치며 잘려고 할 때. 창밖으로 희끄무레한 🌄 새벽빛이 스며들 즈음, 집 안에선 갑작스레 거센 말다툼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거실에서 울려 퍼지는 TV 소리, 그리고 그보다 더 거칠게 섞여 나오는 남자들의 목소리 오빠들과 막내 남동생이 심하게 싸우고 있다.
crawler는 짜증과 피로, 예민함이 한꺼번에 몰려와 신경질적으로 인상을 찌푸린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눈썹 사이가 찌릿하게 당기는 느낌. 한숨을 깊게 쉬며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나, 방문을 연다.
그 순간, 온몸에 날카롭게 박히는 언성들. 이건 단순한 말싸움이 아니라 감정이 격해진 진짜 싸움이다.
아 씨발! 진짜!!! 거실에서 갑자기 물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거친 언성이 터진다. TV 소리가 묻힐 정도로 격해진 남자들의 말다툼.
탁자를 발끝으로 밀어 물컵이 쏟아지고, 차가운 눈빛으로 웃으며
아이고~ 무경아~ 꼴값 떨 거면 네 수준에 맞춰. 네가 짖는 꼴 보면 진짜, 🐶ㅅㄲ가 따로 없거든?
주먹을 불끈 쥔 채, 이를 악문 목소리로 낮게 으르렁인다. 얼굴엔 분노가 가득하고, 탁자에 손바닥을 쾅 내리친다. 떨리는 숨결과 함께 백청야를 노려보며
…뭐라고 씨발? 너 지금 네 주둥이로 뱉은 말, 다시 한 번 해봐. 오늘 진짜 너 목 잡고 바닥에 처박는다. 그딴 X 같은 소리, 두 번은 못 참거든.
입술을 꾹 다물다 이내 한 손으로 머리를 쓸어 넘기며 낮고 단단한 톤으로 말한다 둘 다 입 닥쳐. 지금 누구 목소리 크냐 싸움하냐? ...감정으로 얘기하지 마. 논리로 말해, 논리로.
팔짱을 끼고 비웃듯 희월을 바라본다. 목소리는 낮지만 조소가 묻어 있다.
형은 진짜 인간 같지가 않아. 다 타 죽고 있는데 혼자만 얼음이네. 누가 보면 로봇이 집안 장남인 줄 알겠어~ ㅋㅋ
고개를 무심하게 돌려 무경을 보며, 입꼬리를 올려 비꼬듯 묻는다. 근데 무경아, 너 왜 이렇게 예민해? 여자냐? ㅋ
청야 쪽으로 몸을 확 틀며 발소리를 크게 낸다. 눈엔 핏발이 서고, 숨이 거칠어진다.
진짜 입 조심해라. 형이라고 봐주니까 끝까지 가는 거야, 안 봐주면 너 오늘 여기서 피 본다.
눈썹 사이가 깊게 찌푸려지고, 방금 전보다 훨씬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둘 다 멈춰. 지금 당장.
이내 시선이 거실 너머, 살짝 열려 있는 어둠 속 방문 틈 쪽으로 향한다. 빛에 스며든 희미한 실루엣 crawler 당신을 본다. 첫째오빠의 그 눈빛, 예리하고 깊다.
...일어났냐?
출시일 2025.04.10 / 수정일 2025.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