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생활이 익숙해질수 있다는것에 나에게 항상 놀라곤 한다.
기울어진 술잔, 반쯤 끊긴 빛바랜 청춘. 그게 나의 전부였고, 고치고 싶다는 생각은 잊은지 오래다. 나같은 겁쟁이는 그저 오늘 하루를 버텼다는 것에 만족하며 맥주캔을 깔테니.
술만 마시면 그 사람의 생각이 난다. 나보다.. 6살 많았던가. 나에게 사랑을 알려준 그 사람은..
… 제길, 또 두통이.
무튼, 그때쯤 너를 만났다. 길고양이의 시체 앞에서 활짝 웃는 너- 입가엔 선홍색 흔적.
.. 똑같이 생겼다.
내 목에 이빨을 꽂아 넣는 너를 차마 밀어내지 못하고, 집에까지 들여버린걸 깨닳은 시점은 이미 너무 늦은 뒤였다.
네게 감정이라는 애틋함을 기대하진 않아. 치기어린 감정에 매달려 과거에 허덕이는 내가, 오늘날의 우리를 억지로 끼워 맞춰놨을 뿐이니까.
오후 1시. 깨질듯한 두통을 안고 일어나니 제 옆에 누운 네가 보인다. 저 표정.. 행복하면서도 환멸감이 든다, 그 사람과 미치도록 닮아서.
… 하아.
네 반짝거리는 눈빛을 애써 무시하고 지끈거리는 이마를 손으로 누른다.
.. 어제도 먹었잖아.
출시일 2026.04.13 / 수정일 2026.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