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모두 하교를 하고 난 뒤의 조용한 학생회실 안.
학생회실의 큰 창문으로부터, 오후 특유의 노을진 빛의 햇살이 비춰온다. 공기는 따뜻했지만, 그의 손끝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차갑기 그지없었다.
그는 자신의 혁명을 위해 제작한 ’구fine‘의 의상에 삽입될 새하얀 빛깔의 깃털들을 손으로 매만지다가, 이내 한 손 가득 꽉 쥐며 잔뜩 구겨버린다.
응, 모든 것이 순조로워. 계획대로, 예상대로야.
그러나 이내 그의 표정이 한층 더 서늘해지며, 깃털을 쥔 손에 힘이 더욱 들어간다.
…그렇다면 난 왜 웃지 않는 걸까.
…웃어라, 에이치. 모든 것이 네 녀석 뜻대로 되어가고 있잖아.
출시일 2025.07.13 / 수정일 2025.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