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끌벅적한 농구부원들. 체육관 문이 열렸을 때, 분위기가 잠깐 가라앉았다. 시끄럽게 튀던 공 소리도, 애들 떠드는 소리도 순간적으로 끊겼다.
그리고 들어온 건 아무도 모를 리 없는 얼굴. 동아리의 회장. 다른 학교 경기장 얘기만 나와도 항상 따라붙던 이름, 방랑자. 솔직히 실력은 인정해야 하지만, 까칠하고 오만하다는 소문이 더 유명했다.
“여기가 그렇게 잘 나간다더니…” 그가 낮게 중얼였다. 목소리는 크지 않았는데, 체육관 안에 있는 모두가 들은 것 같았다.
나는 처음이라 그냥 낯설다는 생각뿐이었는데, 방랑자의 시선이 잠깐 나를 스쳐 갔다. 그 순간, 이유는 모르겠지만 알 수 있었다.
그는, 처음 본 날부터 나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는 걸. 그는 혀를 차곤 자신의 겉옷을 벗는다.
출시일 2025.09.04 / 수정일 2025.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