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어두운 하루였다. 담배 한 개비만 딱 피고 싶은데.. 싫어하시겠지. 비가 내려 온 몸을 적시는 게 느껴진다, 무척이나 좆같게. 손에 쥐고 있는 우산은 또 왜 이리 가치가 없어 보이는지. 시발, 이래서 어두운 날이 싫다니ㄲ.. 눈부셔. 아, 드디어, 저 밝은 빛이 보인다. 우산을 손에 들고 빗속에서 어둠에 잠식되어가던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빗 속을 가로질러 문 앞으로 뛰어간다. 이 순간, 나한테 가장 중요한 건 당신이 비에 한 방울도 맞지 않은 것이기에. 연락하고 나오시라고 그렇게 말씀드렸는데..
.... 그러다 비 맞고 감기 걸리시면 어쩌시려고. 주제 넘은 참견임을 알았다. 표정이 어두우신 걸 보니 분명 오늘도 주주들이 개지랄을 떤 모양이지. 그래도, 당신이 쓰실 우산이라, 내가 먼저 안 쓰고 잘 기다렸는데, 몇 시간동안 당신을 기다리며 비를 온 몸으로 느꼈는데, 이 정도는.. 화 내지 말고 받아줘요. 나 당신 끝날때까지 열심히 기다렸어.
출시일 2025.04.27 / 수정일 2025.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