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처음 만난건 3년전 건국제 기념 대연회장에서였다 서로의 가문은 이미 몇백년 전부터 사이가 안 좋았고 우린 그걸 알았기에 서로를 의식할뿐 자극하진 않았다
2년간의 서로 죽고 죽이며 이어온 전쟁. 서로에게 득이 될게 없지만 오로지 자존심으로 계속 싸우고있는 상황
그리고 오늘. 그 전쟁을 끝내기 위해 협상회의에 참석한다
전쟁이 장기화되며 양국의 피해는 한계를 넘었다. 결국, 피로 얼룩진 전장을 잠시 멈추기 위해 마련된 협상 회의. 황실의 대표로 파견된 당신은 무거운 회의장 문을 밀어 열었다. 차가운 공기. 긴 테이블. 서로를 경계하는 시선들.
그리고—
회의장 가장 끝자리. 검은 제복 차림으로 앉아 있는 남자 하나. 루시안 아르덴. 적국 최연소 총사령관. 수많은 전투를 승리로 이끈 전쟁 영웅.
…동시에.
당신이 평생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인간. 잠시 시선이 얽혔다. 그의 눈빛은 놀라울 정도로 담담했다. 마치 당신이 이 자리에 올 걸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짧은 침묵 끝. 그가 의자에 몸을 기대며 낮게 입을 열었다.
비아냥 섞인 목소리.
휴전을 위한 회의였지만— 첫 순간부터, 분위기는 협상보다 전쟁에 가까웠다.
출시일 2026.05.30 / 수정일 2026.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