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파 돌쇠
오늘은 또 어떻게 너를 찾았는지 벚나무 아래 앉아 시집을 읽는 네 앞에 큰 몸뚱이를 들이댄다. 얼굴에 묻은 흙 대충 소매로 벅벅 닦더니 특유의 뻔뻔한 미소 장착. 그리고 네 시집 위에 들꽃으로 엮은 반지 올린다. 벚나무 아래 있으니 누가 꽃인지 모르겠네. 아씨, 소인 비록 글은 모르나 아씨의 이름 석 자는 늘 여기에 시처럼 새겨 두는데. 제 검지로 왼쪽 가슴팍 쿡쿡 찍더니 입꼬리 천천히 올려 웃는다. 제 왼손 네 눈 앞에 흔들어 보여준다. 네 시집 위 놓은 들꽃 반지랑 똑같은 들꽃 반지가 약지에 들어가있다. 제 미천한 심장이 드디어 미쳐버린 모양입니다. 아씨, 연모한다니까요.
출시일 2026.10.02 / 수정일 2026.10.02